제1622장
신이서는 정말 어이가 없었다.
예전에는 유은미가 이렇게 뻔뻔한지 몰랐다.
갑자기 불쌍한 척하는 게 예전과는 너무 달랐던 것이다.
“업무에 관한 이야기니까 우리는 회사 차원에서 생각해야 해. 솔직히 말해서 회사 고위층은 이진 그룹과의 협력을 잠시 미루고 싶어 해. 그러니 나도 널 도와줄 수 없어.”
신이서는 속으로는 불쾌했지만 겉으로는 태연하게 거절했다.
유은미는 신이서가 이렇게 빨리 거절할 줄 몰랐는지 당황해하며 말했다.
“나 화장실 좀 다녀올게.”
유은미가 자리를 뜨자 신이서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의자에 기대 도혜지를 바라봤다.
도혜지도 마침 그녀를 보고 있었고 두 사람은 서로 마주 보며 웃었다.
“이서 언니, 얘 계산 안 하고 그냥 가버리는 거 아니에요? 나 아까 비싼 것만 시켰는데.”
도혜지는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며 빈정거렸다.
하지만 신이서는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듯한 맑은 눈빛이었다.
“그럴 리 없어요. 인터넷에 떠도는 사진은 모자이크 처리가 되어 있어도 이진 그룹 고위층이 이정민이랑 함께 있는 사람이 누군지 모를 리 없잖아요. 게다가 이정민의 결혼이 임박했으니 은미도 이진 그룹에서 편히 지내긴 힘들 거예요.”
“어쩐지 앞뒤가 다른 태도를 보인다 했어요. 이진 그룹 주가가 폭락했으니 이번엔 압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굽히고 들어온 거네요.”
도혜지는 전에 유은미가 콧대 높은 게 영 마음에 안 들었는데 지금 이렇게 태도가 바뀌니 아주 의심스러웠다.
하지만 신이서의 분석을 듣고 나니 마음이 놓였다.
사실 그녀는 유은미가 밥값을 내지 않을까 봐 걱정했던 것은 아니었다. 한 끼 식사 정도는 자신도 감당할 수 있었으니까. 다만 상대방의 태도가 너무 수상했을 뿐이었다.
“이서 언니는 정말 대단해요. 자신을 모함한 사람 앞에서도 이렇게 침착하다니. 나였다면 벌써 따귀를 날렸을 거예요.”
도혜지는 말하면서 따귀를 때리는 시늉을 했다. 과장된 모습에 신이서는 크게 웃었다.
“진정해요. 이따가 은미가 오면 함부로 말하지 말고.”
신이서는 다정하게 주의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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