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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4장

방유리는 떠나는 그 날에 신이서를 찾았다. “조용히 앉아서 얘기해도 될까요?” 신이서는 그녀가 또 수작을 부릴까 봐 동의했다. 두 사람은 회가 근처의 커피숍에 자리를 찾아 앉았다. 방유리는 무심코 커피를 젓고 있었는데 심드렁한 것이 초췌해 보였다. “제가 졌어요.” 신이서는 이 말을 듣자마자 화가 치밀어 올랐다. “우린 왜 싸워야죠? 왜 지고 이기는 것을 평가해야죠? 이건 당신의 인생이지 남의 인생이 아니잖아요.” 커피를 젓고 있던 방유리는 동작을 멈칫하며 의아한 모습으로 그녀를 쳐다봤다. 방유리는 항상 경쟁하는 인생을 살았다. 신이서는 한숨을 내쉬었다. “솔직히 당신이 서림 씨를 사랑하는 마음을 이해할 수 있고 또 이 결과가 달갑지 않은 것도 이해할 수 있어요. 하지만 당신이 왜 자신을 이런 상황에 처하게 했는지 이해할 수 없어요.” 방유리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담담하게 말했다. “이서 씨는 알 수 없어요. 저의 생활은 항상 이랬거든요. 저는 전씨 가문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고 서림 오빠와도 잘 지냈어요. 저는 줄곧 이렇게 행복하게 살고 싶었지만 저의 고모가 찾아오면서 모든 게 변했어요.” “고모는 제가 전씨 가문에 있을 자격이 없다고 했어요. 그때는 나이가 어렸기 때문에 전씨 가문에서 저를 짐으로 여기지 않았지만 나중에 크면 제가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싫어한다고 말했어요. 저는 이렇게 되는 게 싫어 전씨 가문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려고, 서림 오빠에게 어울리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어요.” “고모가 저를 데려가서 능력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 전씨 가문에 어울리도록 해주겠다고 약속했어요. 그래서 저는 고모의 의견에 동의했죠.” “나중에야 고모가 저를 위한 것이 아니라 저를 통제하기 위해 키웠다는 걸 알게 됐어요. 고모는 그저 다른 사람에게 저를 얼마나 잘 키웠는지 알려주고 싶을 뿐이었죠.” “그동안 제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이서 씨는 알 수 없을 거예요. 학교에 다닐 때 저의 수면시간은 매일 4시간이에요. 1분이라도 더 자고 싶어도 안 됐어요. 저는 많은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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