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94장

신이서가 또박또박 말하자 하유선은 멍해 있다가 바로 웃었다. “이서 씨는 지금 당연히 이렇게 말할 수 있겠죠. 하지만 예전에도 이렇게 말할 수 있었을까요? 아마 저보다 더 급했겠죠.” 신이서는 고개를 저었다. 왠지 하유선과는 대화가 전혀 통하지 않는 것 같았다. 하유선은 항상 인생의 지름길을 추구했고 젊었을 때 한 번 도박해보려고 생각했지만 그녀는 안타깝게도 방향을 잘못 잡았다. 이것은 그때의 김유진과 다를 바 없다. “하유선 씨, 계속 이렇게 하세요. 저는 앞으로 더는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지 않을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말을 마친 신이서는 몸을 돌려 떠났다. 하유선은 주먹으로 솜을 때린 드한 무기력함이 들어 신이서를 부르고 싶었지만 딱히 마땅한 이유가 없어 그저 그녀가 떠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두 사람은 그들의 언행을 방유리가 지켜본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방유리는 하유선과 신이서가 무슨 연관이 있는지 잠자코 지켜보았다. 하유선의 눈빛으로 보아 신이서에게 불만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 방유리는 이 관계를 이용하려고 하유선의 이름을 기억했지만 서둘러 다가가 인사하지 않았다. 지금 하유선에게 다가가 신이서에 관해 물어본다면 그 동기가 너무 분명했기 때문에 다른 시간을 찾아 잘 요해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 방유리는 몸을 돌려 떠나려 했다. 이때 민현우가 문자를 보내왔다. [나 교통 사고 났어.] 방유리는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귀찮네.” 방유리는 예전부터 민현우가 귀찮았다. 민현우는 그녀를 좋아했는데 심지어 미쳤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집착이 심했다. 방유리가 여러 번 거절했지만 그는 이렇게 묵묵히 그녀를 따라다녔다. 그를 쫓아버릴 방법이 있긴 했지만 가끔 일이 생길 때마다 민현우가 제일 먼저 도와줬다. 그녀는 주변에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일부러 민현우가 곁에 있는 것을 묵인했다. 다시 돌아온 후 송서림을 겨냥했기 때문에 방유리는 민현우를 데려오고 싶지 않았지만 그가 스스로 따라올 줄 생각지도 못했다. 그가 예전처럼 일을 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