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75장

하지만 신이서는 한계였다. 그녀는 이런 독한 술은 마실 수 없었고 토하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하지만 모두가 마시고 있으니 안 마실 수도 없어서 술잔을 들고 눈을 질끈 감았는데그떄 누군가 뒤에서 그녀의 잔을 빼앗아 단숨에 마셔 버렸다. 신이서가 돌아보니 놀랍게도 송서림이었다. “여긴 어쩐 일이세요?” “네 생각엔?” 송서림의 눈에는 걱정이 담겨 있었다. 그는 신이서가 접대 자리에 나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동료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불안했다. 입술을 깨문 신이서의 몸이 살짝 휘청였다. 장석진과 이해수는 송서림을 보고 깜짝 놀라 일어서서 말했다. “송 대표님께서 여기까지 오시다니. 같이 식사라도 하시죠.” “그러죠.” 송서림은 의자를 끌어와 신이서의 옆에 앉아 낮은 목소리로 괜찮냐고 물었다. 신이서는 고개를 저으며 괜찮다고 했다. 장석진은 웃으며 말했다. “분위기가 좋아서 좀 과하게 마셨네요.” 송서림은 차갑게 그들 두 사람을 쳐다보며 말했다. “그럼 제가 같이 마셔 드릴까요?” “아니요, 아니요. 저희는 이제 그만 마시겠습니다.” 이해수가 대답했다. 알고 보니 그녀도 겁을 낼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 후로는 술을 더 마시지 않았고 오히려 빠르게 계약을 마무리 지었다. 식사가 끝나고 신이서는 일어서자마자 눈앞이 핑핑 돌았다. 송서림은 주저하지 않고 그녀를 부축하며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괜찮아?” 신이서는 응수했지만 걸으려고 하니 다리가 후들거렸는데 술기운이 뒤늦게 올라온 것같았다. 이를 본 송서림은 신이서를 안아 들고 식당 밖으로 나갔다. 많은 사람이 부러운 눈길로 두 사람을 바라보았는데 방유리도 그중 한 명이었다. 민현우가 그녀를 부축하려 했지만 방유리는 그의 손을 뿌리치고 장 대표 부부에게 작별 인사를 한 뒤 식당을 나섰다. 마침 송서림이 신이서를 차에 태우고 있었다. 방유리는 그를 불러 세우고 취기에 힘입어 물었다. “언제 온 거예요?” 송서림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너희랑 같이 왔어. 다른 자리에 앉아있었지.” 방유리의 얼굴은 술기운 때문인지 붉어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