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77장
언뜻 불쌍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조금만 더 자세히 들어보면 그 의미가 함축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하유선은 힘이 별로 없으니 신이서가 자신을 도와줄 대단한 사람을 찾아주길 바란다는 뜻이었다.
지금 신이서 곁에 권력 있고 힘 있는 사람은 결국 송서림이 아닌가.
차라리 송서림에게 찾아가서 말하지.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아직 포기하지 않은 줄은 몰랐다.
신이서는 일부러 이렇게 말했다.
“아쉽지만 저도 그냥 직장인이라 아는 사람이 없네요. 아니면 도와줬을 텐데.”
“이서 씨...”
“운전 중이라 전화 끊을게요. 앞에 차가 막혀서 정신이 없네요. 앞으로 조심해요.”
그렇게 말한 후 신이서는 전화를 끊었다.
도혜지가 가볍게 웃었다.
“이 여자는 포기할 것 같지 않은데요. 이서 언니, 조심해요.”
“알아요. 하지만 지금은 오아림 씨가 곤란한 상황이네요.”
“그 말은... 하유선이 안 놔준다는 말인가요? 왜요? 평범한 아기 엄마 아니에요?”
“조금 전 오아림 씨 데려다줬던 아파트 기억나요?”
도혜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냥 오래된 아파트 아닌가요? 언니 어머님 아파트보다 더 낡은 것 같은데.”
“이 아파트에 오아림 씨는 집이 네채나 있어요. 곧 철거 들어가는데 아파트 네 채가 무슨 의미인지 알아요?”
그 말에 도혜지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4채요? 너무 대단한데요?”
“그렇죠. 오아림 씨와 남편은 같은 아파트에서 사는 소꿉친구로 두 사람 다 각각 집이 두 채씩 있어요. 당시만 해도 집값이 그렇게 비싸지 않았는데 지금은 이 낡고 허름한 집도 못 사게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신이서가 어깨를 으쓱했다.
도혜지가 그녀의 말에 집값을 계산해 보니 천문학적 숫자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맙소사.”
“만약 그런 숨은 부자가 자기 말을 다 들어주는 걸 하유선이 원하지 않겠어요?”
“당연히 원하겠죠. 앞으로도 어려운 일이 생기면 숨은 부자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데 누가 마다하겠어요?”
도혜지는 평범한 사람의 생각을 말했다.
하유선은 현재 처한 상황에서 이 문제의 중요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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