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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7장

“용도연 씨, 돈은 있어요? 농담하지 마세요. 두 부부가 합쳐도 2억도 못 내놓잖아요.” 용희수가 조롱하듯 말했다. 용도연은 다른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녀의 아빠 카드였다. 가끔 지나치게 돈을 많이 쓸 때면 아빠의 개인 카드를 쓰곤 했다. 점원은 의견을 묻는 듯 용희수를 바라보았고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용도연 씨가 마음에 들어 하니까 주세요. 돈을 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용도연은 카드를 내밀었다. “긁어요.” 점원이 대답했고 드디어 결제에 성공했다. 점원은 포장된 물건을 용도연에게 건넸고 용도연은 물건을 건네받은 뒤 웃으며 말했다. “이런 건 충분히 있지만 행복해지려고 사는 거예요. 있는 척하는 사람들보다 낫죠. 진짜 사고 싶어도 살 돈이 없을 텐데.” 용희수는 더 말을 섞기 싫어 사진 한 장을 꺼냈다. “여기 월드 컬렉션이 있는 걸로 기억하는데 이거 하나 포장해 주세요.” 점원은 사진을 보고는 당황하며 말했다. “정말 사시려고요?” “네.” “그럼 보안팀에 연락해서 지금 바로 자리를 비워드리겠습니다.” 월드 컬렉션 시리즈는 모두 수십억짜리였기 때문에 이 정도 수준의 고객이라면 보안팀에게 연락해 현장을 정리해야 했다. 맞은편에 있던 용도연과 송성일은 순간 당황했다. “뭐 하는 거예요, 우릴 쫓아내는 거예요?” 송성일이 직격탄을 날리자 점원은 무표정하게 말했다. “손님, 이건 저희 규정이라 일반 회원들도 다 아세요. 게다가 금방 오셔서 몰랐다고 해도 스크린에 메시지를 띄워놨어요. 더 구매를 원하시면 옆에 있는 라운지로 모실게요. 나가셔서 오른쪽에 있는 방이에요.” 의도적으로 내부와 분리된 공간은 이곳을 통제하고 정리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거액의 장사에 문제라도 생기면 아무도 감당하지 못하니까. 용도연은 현장을 정리하러 온 경비원들을 보며 화를 냈다. “나도 소비자인데 왜 나를 이렇게 대해요? 내가 못 살 것 같아요?” 점원은 조금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용도연과 송성일의 신분이 특별한 건 사실이었다. 용희수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했다.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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