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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7장

신이서는 자신이 그동안 몰래 보호받고 있었다는 말을 듣고는 굳어버린 채 용희수를 바라보았고 용희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힘없이 미소만 짓다가 말을 꺼냈다. “사실 나는 별로 한 게 없어. 늘 나보다 한발 먼저 도와준 사람이 있었거든.” 전수미였다. 전수미와 신이서가 우연히 만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 용희수는 세상이 참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두 사람은 나중에 아이가 생기면 사돈을 맺자는 이야기를 종종 했는데 20년이라는 세월을 돌고 돌아 두 아이가 정말 함께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전수미가 신이서를 돕기 시작하자 용희수도 용태희에게 손을 대기 시작했고 그동안 용태희도 권력에 눈이 멀어 잘못된 길로 들어서면서 용희수에게 많은 기회를 주었다. 문제가 있는 땅과 관련해서는 홍채원과 함께 많은 증거를 찾는 데 몇 년이 걸렸다. 용태희의 도주를 막기 위해 홍채원은 대외적으로는 휴가를 다녀온다고 말하고는 여러 차례 해외로 출국해 검사를 진행했다. 이제 드디어 끝이 났다. 신이서는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송서림을 바라보았다. “어머님께서 날 도와주고 당신이 날 곤경에서 벗어나게 해줬어요. 정말 고마워요.” 용희수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고 홍채원이 다시 본론을 꺼냈다. “이제 시간 됐으니 가도 돼요. 문 앞에 차 준비했어요.” “그래요.” 용희수는 신이서와 송서림 앞으로 다가갔다. “난 같이 가지 않을게. 용태희가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아서 너희에게 함부로 굴지도 몰라. 무슨 일 있으면 전화로 연락하자.” “네.” 신이서는 망설이다가 덧붙였다. “꼭 조심하세요.” 걱정스러운 그녀의 말에 용희수는 미소를 지었고 얼굴에 있던 흉터도 훨씬 부드러워 보였다. 작별 인사를 나눈 후 신이서와 송서림이 먼저 자리를 뜨는데 로비에 도착하자마자 용도연이 급히 달려와 앞을 가로막고는 다급하게 물었다. “서림 오빠, 아까 수상한 직원 못 봤어?” “아니, 오늘 온 사람들 다 이상한 것 같던데.” “오빠, 도저히 방법이 없어서 그러는데 좀 도와주면 안 돼?” 용도연이 불쌍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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