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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9장

김현영은 송진성과 싸운 후 송진성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지금 전수미에게 잘 보이려 하고 있으니 전수미가 화를 내게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이 기회를 기다렸다. 연속 며칠 동안 송진성은 그녀를 거들떠보지도 않았고 맨날 휴대전화만 들고 있었다. 송진성이 전수미의 답장을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전수미가 나이를 먹어도 좋아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만 하면 김현영은 배가 아팠다. 그때 겨우 송진성의 마음을 얻은 김현영은 그 사랑을 이용하여 전수미 앞에서 온갖 위세를 부렸고 원하는 건 다 손에 넣었었다. 심지어 남들이 뒤에서 수군거려도 웃으며 넘겼다. 어쨌거나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이야말로 노심초사할 테니까. 그런데 김현영과 전수미의 처지가 완전히 바뀌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김현영의 마음속에 원한이 더욱 깊어졌다. ‘우리 가족 잘살고 있었는데 왜 갑자기 나타나서는 싹 다 망쳐놔? 특히 그 송서림, 전에 성일이를 망신 준 것도 다 일부러 그런 거였어. 그 두 모자 절대 내버려 두지 않을 거야.’ 그때 문밖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김현영은 송진성이 더는 참지 못하고 전수미를 찾아갔다는 걸 알아챘다. ‘역시 남자는 제 버릇 개 못 줘. 예전에는 이러지 않았었는데. 내가 조금이라도 삐지면 바로 달려와 줬다고.’ 정말 간이고 쓸개도 다 빼서 그녀에게 줄 기세였다. 전수미가 급한 일이라고 전화와도 바쁘다는 핑계만 대면서 뒤에서는 김현영과 안고 키스하고 난리도 아니었다. 그런데 이제 고작 얼마나 함께 살았다고 벌써 그녀에게 식어버렸다. 사실 김현영이 바람을 피운 이유 중 하나가 송진성의 무심함 때문이었다. 송진성이 젊은 연예인을 끌어안고 그녀의 전화를 받으면서 아무렇지 않게 거짓말하는 건 늘 있는 일상이었다. 단지 전수미에서 김현영으로 바뀌었을 뿐. 하지만 김현영은 전수미처럼 어리석지 않았기에 송진성이 마음을 다시 돌리기를 기다리지 않았다. 송진성은 젊은 여자를 사랑해도 되고 그녀는 멋있고 건강한 남자를 사랑하면 안 된다는 법이라도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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