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화
“오 집사, 서윤이한테 밥 가져다주러 온 거예요?”
문석진은 오 집사가 든 도시락통을 흘끗 보며 눈가에 묘한 웃음을 띠었다.
오 집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하려는 찰나 문석진이 먼저 도시락통을 빼앗았다.
“서윤이 밥은 내가 갖다줄게요. 얼른 돌아가요.”
그렇게 말한 문석진은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오 집사는 결국 고개를 저으며 떠날 수밖에 없었다.
요즘 강서윤이 문석진을 꽤 신뢰하는 듯하니 굳이 막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서윤아, 내가 밥 가져왔어. 고생 많았지?”
문석진이 정성스러운 표정으로 강서윤의 곁으로 다가갔다.
처음에는 그저 또 배달 음식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뚜껑을 열자마자 풍겨오는 익숙한 향기에 잠시 멍해졌다.
익숙한 냄새에 식욕이 동했다. 강서윤은 한 입 맛을 보며 확신했다. 이건 예전에 먹어 본 적 있는 음식이었다.
“이거... 네가 직접 만든 거야?”
강서윤은 국물을 한 모금 마시며 물었다.
익숙한 맛이 꼭 주방에서 분주히 요리를 하던 누군가를 떠오르게 했다.
문석진은 살짝 멈칫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내가 특별히 정성 들여서 만든 거야. 며칠째 배달 음식만 먹느라 힘들었을 것 같아서. 나도 처음 해 본 요리라 이상하면 말해.”
문석진은 미소를 지으며 다정한 눈빛을 보냈다.
그런데 강서윤은 숟가락을 멈칫했다.
‘처음 요리를 해 본 사람이 어쩜 이런 맛을 낼 수 있지?’
다만 사실을 밝히진 않고 우선 이 맛을 즐기기로 했다.
한편, 아래층 카페에서는 허남준이 멍하니 커피만 휘저으며 창밖을 보고 있었다.
“허 선생님, 혹시 아직도 이혼한 일 때문에 힘드신가요?”
류민희가 조심스레 물었다.
허남준은 생각에 잠겼다가 정신을 차리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원래도 계약 결혼이었으니까요. 그 일로 크게 상처받을 이유는 없습니다.”
그렇게 말했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기운이 빠지는 기분이었다.
‘괜찮아, 원래부터 서로 감정 없이 돈 때문에 결혼했던 거니까.’
류민희는 그 얘기에 오히려 눈을 반짝였다. 자신의 기회가 왔다는 생각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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