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화
류민희의 간절한 표정에 강서윤은 더욱 대답하기가 난감해졌다. 특히 류민희 눈빛과 마주하고 나니 뭐라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든 것도 사실이었지만 자존심 때문에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결국 적당한 핑계를 대서 류민희를 돌려보냈다.
류민희가 돌아서는 모습을 지켜보던 강서윤은 잠시 멍해졌다.
‘내가 설마 질투하는 걸까? 대체 왜?’
상대는 그녀의 전남편일 뿐이다. 돈 때문에 계약 결혼까지 했던 남자란 말이다.
강서윤은 속으로 몇 번이고 그렇게 되뇌며 애써 마음을 가라앉혔다.
밤이 깊었을 무렵, 허남준은 조용히 침대에 누워 있었다.
낮에 보았던 그 차가운 눈빛이 다시 떠오르자 마음이 괜스레 허탈해졌다.
강서윤의 눈에는 자신이 그토록 보잘것없는 존재로 비치는 걸까. 그렇게 실망스러운 기분을 안은 채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 울려대는 휴대폰 소리에 눈을 떴다.
“허 선생님?”
오랜만에 듣는 목소리에 허남준은 잠시 멍했다.
‘이 목소리는 혹시 오 집사님인가?’
“오 집사님, 전화 잘못 거신 것 같아요. 저 강서윤 씨랑 이혼했잖아요.”
3년간 강서윤을 돌보는 동안, 허남준이 가장 자주 이야기를 나눴던 사람이 바로 오 집사였다.
“허 선생님, 사실 부탁드릴 게 있어서 전화했어요. 강 대표님께 드릴 음식을 한 번만 더 만들어 주실 수 없을까요?”
오 집사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알고 보니 이혼 후 강서윤이 밥도 제대로 못 먹어 영양실조 진단을 받았다는 것이다.
결국 오 집사는 어쩔 수 없이 허남준에게 도움을 청했다.
과거에 허남준은 강서윤을 돌보려고 따로 요리를 배웠고, 매일 다른 음식을 만들어 주면서 그녀의 건강을 조금씩 회복시켰다.
오 집사의 간절한 부탁도 있었고, 또 얼마 전 병원에서 본 모습도 떠올라서, 허남준은 결국 거절하지 못했다.
“알겠습니다. 제가 가 볼게요.”
어차피 음식만 놓고 나오면 될 테니 직접 얼굴을 마주할 일은 없을 거라고 자신을 달랬다.
전연화가 아침에 일어났을 때 집 안에는 구수한 냄새가 가득했다. 그녀는 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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