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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화

승원 대군은 소유란의 유약한 모습을 보자 마음이 조금 설렜다. 쑥스러움이 많고 한없이 온화하며 다정하기까지 하니 얼마나 훌륭한 여인인가? 여해음은 단단히 화가 났다. “지금 뭐 하는 짓입니까?” 소유란은 여해음이 승원 대군을 좋아한다는 걸 알면서도 뻔뻔하게 승원 대군의 품에 기대며 대낮부터 그를 유혹하고 있었다. 그 순간 여해음은 소희연이 자신을 때렸다는 사실도 잊은 채 적개심 가득한 표정으로 소유란을 향해 다가갔다. 소유란은 당항한 표정으로 말했다. “해음아, 내가 뭘 어쨌다는 것이냐?” 여해음은 그녀가 여전히 승원 대군의 품에 안겨 있자 화가 나서 얼굴이 빨갛게 된 채 다가가서 소유란을 잡아당겼다. “뻔뻔하군요!” “꺅...” 소유란은 겁을 먹은 것처럼 본능적으로 승원 대군의 품 안으로 숨었고 승원 대군은 본능적으로 손을 들어 소유란을 보호하면서 여해음을 막았다. “해음아, 그만하거라!” “제가 뭘 어쨌다는 것입니까? 뻔뻔한 건 소유란입니다!” 여해음은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굴렀고 이를 바득바득 갈면서 소유란을 노려보았다. 세 사람이 싸우자 거리에 있던 사람들이 전부 그들을 보았다. 소희연은 그들 때문에 문밖으로 나가지 못한 채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눈앞의 치정극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매우 화가 난 듯 보였다. 하늘을 본 그녀는 이젠 가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환이는 그녀가 돌아가서 약을 달여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소희연이 세 사람을 전부 걷어차 버릴까 고민하던 중에 갑자기 거리에서 말발굽 소리가 들려오며 동시에 갑옷이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유란아? 대군 전하?” 순찰하던 병사들이 우르르 달려왔다. 선두에 선 젊은 사내는 말을 탄 채로 놀란 듯 세 사람을 바라보았다. “이게 지금 무슨 일입니까?” 소희연은 소리가 나는 방향을 보았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날렵한 눈썹과 부리부리한 눈을 가진 준수한 얼굴을 보았을 때 머리가 지끈거리며 아팠다. 조각난 파편 같은 화면들이 그녀의 머릿속에 하나둘 떠올랐다. 소희연은 머리를 부여잡고 몰래 이를 악물었다. 어렸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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