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화
눈이 마주쳤지만 승원 대군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젠장, 이건 신씨 가문의 그 사나운 여인이잖아?’
그 순간 어젯밤 연회에서 있었던 일들이 머릿속에 주마등처럼 지나갔고 승원 대군은 눈가가 살짝 떨렸다.
그런데 여해음은 눈치도 없이 손을 뻗어 소희연을 가리키며 말했다.
“오라버니, 바로 이 여인입니다! 이 여인이 저를 괴롭혔으니 오라버니께서 저를 대신하여 혼쭐내주십시오!”
소희연은 여해음에게서 시선을 떼고 승원 대군을 바라보더니 웃는 듯 마는 듯한 얼굴로 눈썹을 살짝 치켜세웠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승원 대군은 빠르게 여해음에게 붙잡혔던 팔을 빼내면서 정의로운 척 말했다.
“해음아, 헛소리하지 말거라. 나는 권력을 등에 업고 남을 괴롭히는 사람이 아니다.”
“오라버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여해음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오라버니께서 제 편을 들어주시겠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나는 그런 적이 없다. 헛소리하지 말거라!”
승원 대군은 빠르게 부인했다.
편을 들어주다니, 그러고 싶지 않았다.
승원 대군은 소희연을 이길 수조차 없었다.
“아까 약조하지 않으셨습니까?”
여해음은 매우 억울하여 승원 대군의 팔을 잡고 놔주지 않았다.
“오라버니, 오라버니께서는 해음이를 제일 예뻐하셨잖아요. 제가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면 오라버니께서 항상 저를 달래주셨지요. 이번에는 제가 문제를 일으킨 게 아닙니다. 이 못생긴 여인이 먼저 저를 건드렸다고요. 그러니 오라버니께서 저 대신 화풀이를 해주셔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놔드리지 않을 것입니다!”
“해음아, 내 말을 듣거라. 이 일은 잠시 뒤에...”
“안 됩니다!”
여해음은 막무가내로 발을 쿵쿵 굴렀다.
“저는 지금 당장 이 일을 해결할 겁니다. 오라버니께서 제 편을 들어주신다고 하셨잖아요!”
승원 대군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
여인 때문에 이게 무슨 날벼락이란 말인가?
어제는 신옥혜 때문에 된통 당할 뻔했는데 오늘은 여해음이었다.
“말은 다 끝나셨습니까?”
소희연은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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