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화
소희연은 소유란을 무시하고 관리인에게 물었다.
“총 얼마요?”
관리인은 더듬대며 대답했다.
“천, 천이백 냥입니다...”
소희연은 어음을 꺼내 탁자 위에 올려두었다.
“사람을 몇 명 시켜서 약재를 남원군 댁으로 보내시오.”
“네, 네...”
관리인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상하다는 눈빛으로 그녀를 보았다.
소유란은 그 말을 듣고 놀란 표정으로 소희연을 바라보았다.
“남원군 댁 사람이었습니까?”
소희연은 소유란을 무시하고 관리인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뒤 약재 한 포를 챙겨 만약루를 떠나려고 했다.
다른 약재는 급하지 않아 만약루에서 사람을 시켜 보내면 되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의 손에 들린 것은 군이가 급히 필요로 하는 것이었기에 서둘러 저택으로 가져가서 약을 달여야 했다. 다른 사람과 시간을 낭비할 겨를이 없었다.
“남원군 댁과 서남 장군 댁은 사이가 화목하지 못하고 예전에 갈등도 있었지만 그래도 모두 조정의 관료입니다. 낭자, 이러는 건 지나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소유란이 용기를 내어 말했고 소희연은 그녀가 에둘러 말하는 걸 듣고 싶지 않았다.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것입니까?”
“저는...”
소유란은 말문이 막혔다.
이때 문밖에서 놀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해음아? 네가 왜 여기 있느냐?”
“오라버니!”
여해음은 깜짝 놀라더니 곧바로 억울한 얼굴로 흐느끼며 말했다.
“오라버니, 조금 전에 다른 사람에게 괴롭힘을 당했습니다. 넘어져서 너무 아픕니다. 오라버니께서 제 편이 되어주셔야 합니다!”
오늘은 휴목일이었기에 승원 대군은 조정에 갈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어제 어서 혼인하라고 재촉하던 태자 때문에 어수선해졌던 마음을 달래기 위해 술을 한잔할 곳을 찾고 있었다.
그런데 외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거리에 갑자기 누군가 날아와서 그의 말을 놀라게 했다.
놀란 마음을 애써 진정시킨 승원 대군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발을 올렸고 여해음을 보게 되었다.
승원 대군은 경성에서 아름다운 편인 여인들을 모두 알고 있었고 그들의 성정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파악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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