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화
평소 환이는 자신의 몸 상태에 관해 말하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데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두 아이가 벌써 이런 이야기를 나눈 건가?
두 아이가 금세 친해진 것 같아 소희연은 내심 흐뭇했다.
환이는 무표정하게 생각했다. 군이가 너무 귀찮게 물어보지만 않았어도 절대 말하지 않았을 텐데.
“환이는 병이 있는 게 아니고 원래부터 몸이 약해서 꾸준히 돌봐줘야 해.”
소희연은 이렇게 설명하며 수건을 적셔 군이의 상처를 닦고 약을 발라주었다.
“어떻게 돌봐야 하는데요? 약을 먹나요? 평소에 무슨 약을 먹는 거예요?”
군이는 걱정스럽게 물었다.
“대개는 약을 먹어야 하고 가끔 침술도 필요해. 여러 가지 약재가 필요해서...”
소희연은 그의 질문에 하나씩 설명해 주었고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군이가 급하게 끼어들었다.
“우리 아버지 창고에 약재가 많아요. 제가 가져와서 환이에게 줄게요!”
소희연은 마음이 뭉클해졌다.
“고마워, 군아. 근데 그러지 않아도 괜찮아...”
“어머니 저한테 예의 차리지 마세요!”
군이는 초조하게 말했다.
“환이를 제 동생으로 생각하니까요. 환이가 몸이 약하면 당연히 제일 좋은 약을 써서 빨리 낫게 해야죠. 어차피 아버지 창고의 약재는 평소엔 쓰지도 않고 다 쥐가 갉아 먹는데 환이에게 주는 게 더 낫죠!”
소희연은 웃지도 울지도 못했다.
‘대군 저택 창고에 쥐가 있다고? 이 아이가 정말 엉터리로 말을 지어내는구나.’
마치 집안의 귀한 물건을 하루빨리 가져다주고 싶어 안달 난 것처럼 보였다.
환이의 독을 치료하고 몸을 회복시키는 일은 자신이 온전히 책임질 몫이라 생각했기에 소희연은 그동안 남에게 도움을 청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나 군이의 말을 들으니 그녀의 마음이 흔들렸다.
봉건 왕조는 현대와 달리 희귀한 약재들이 황족이나 귀족들에게만 독점적으로 공급되는 경우가 많아, 일반 백성들은 돈이 있어도 쉽게 살 수 없었다.
현재 소희연의 신분으로는 환이에게 최고급 약재를 구해주는 것이 돈의 문제가 아니라 신분의 한계였지만 군이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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