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화
소희연은 기가 막혀 웃었다.
“제가 아이를 속였다고요?”
전승군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그렇지 않단 말이냐?”
“승찬 대군께서는 말씀하실 때 머리를 쓰셔야 합니다. 아무 근거도 없이 사람을 비방하는 말을 함부로 내뱉으시니 공정하지 못한 것 아닙니까?”
소희연이 싸늘히 입꼬리를 올렸고 그러자 모두가 경악했다.
‘저 여인이... 감히 승찬 대군께 그런 식으로 말하다니 정신이 나간 것이 아닌가?’
승찬 대군은 북진국에서 전공을 세워 백성들에게 '전쟁의 신'으로 칭송받을 만큼 황제의 총애를 듬뿍 받고 있었고 조정 대신들 역시 그를 함부로 대할 수 없었다.
하지만 승찬 대군의 성격이 워낙 좋지 않다는 것도 사실이었다.
조정에서 오직 둘뿐인 적황자이며 태자의 친동생인 그였지만 태자의 온화하고 너그러운 성품과 달리 어릴 때부터 제멋대로이고 강압적이며 악명이 높았다.
성인이 되어 전장에 나가서는 사람 목숨을 베는 일에 능숙하여 그의 서슬 퍼런 살기는 아이조차 울릴 정도였다.
그런 그에게 감히 맞서다니 소희연이 미친 것이 분명했다.
혹시, 이렇게 하면 승찬 대군의 관심을 끌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일까?
먼저 세자를 속이고 그를 통해 대군의 관심을 얻어 승찬 대군의 부인이 될 계책인가?
신경혜는 어려서부터 시골에서 자란 여인인데 그런 계략을 품을 만한 사람인가?
아니면 이 모든 것이 신씨 집안이 꾸민 계획이며 목표는 오랫동안 비어 있는 승찬 대군의 비 자리를 차지하는 것인가?
조정 대신들과 귀족들이 은밀히 숨을 들이켰다.
모두가 소희연과 남원군 대감을 보는 눈길이 달라졌다.
“무슨 근거가 없다는 것이냐?”
전승군은 차갑게 비웃었다.
“본왕이 네 속셈을 모를 줄 아느냐?”
군이가 가출했을 때, 호위 무사가 항상 그를 뒤따랐으므로 크게 걱정하진 않았다.
도성 안에서 감히 세자를 건드릴 자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적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필이면 군이가 도성을 벗어나자마자 이 여인을 만났고 그때 마침 산적들까지 등장하여, 호위 무사인 휘영조차 미처 손쓰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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