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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이 일을 끝까지 따져 물으면 책임이 신경혜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소실 홍씨에게 있는 것이리라. 허나 홍씨는 아이를 밴 몸으로 방금 전에도 유산할 뻔한 상황이었다. 설령 모든 진상을 낱낱이 밝혀낸다 한들 또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남원군 대감 어르신의 낯빛은 음울함과 분노가 뒤섞이며 수시로 바뀌었다. 연회장 가득한 손님들은 뜻밖의 사태에 숨을 죽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신경혜가... 이미 혼인을 했다고? 그렇다면 진무군 댁과 맺었던 혼사는 어찌 되는 것이란 말인가?’ 남원군 대감은 신경혜를 진무군 댁과 혼인시켜 그 세력을 빌려 불안한 아들을 챙기고자 했건만 이제 그 모든 계획이 물거품이 되어버렸으니 분통이 터질 지경이었다. 하객들 앞이라 화를 마음껏 낼 수도 없는 처지에 놓인 대감은 속에서 천불이 일었다.심지어 그는 신경혜가 거짓말을 꾸며냈거나 아이들도 그녀의 친자식이 아니라 돈 주고 사들인 아이들이 아닐까 하는 의심까지 품게 되었다. 결국 그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 “혼인 서약서를 당장 내놓거라!” “여기 있습니다.” 소희연은 차분히 혼인서를 내밀었다. 대감은 혼인서를 빼앗듯 받아 들고 펼쳐 급히 훑어보았고 이내 그의 얼굴은 더욱 험악해졌다. 신옥혜도 얼굴을 감싼 손을 거두고 재빨리 다가가 보았다. 혼인서엔 날짜도 뚜렷하고 관아의 도장까지 선명히 찍혀 있어 누가 봐도 정식 혼인 서류였다. 신경혜가 정말 스스로 혼인을 했단 말인가? 당당한 집안의 장녀가, 중매도 예물도 없이 시골 촌부에게 시집을 갔다니! 그 순간 신옥혜는 큰소리로 웃어버리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억눌렀다. ‘잘됐다, 정말 잘됐어! 저런 천한 것은 시골 농사꾼과 사는 것이 딱 어울리지. 평생 고개를 들지 못하고 진흙탕에나 처박혀 사는 신세가 되었구나. 적녀라 한들 나 같은 서녀만도 못하게 되었으니!’ 여자의 운명이란 남편의 지위에 따라 좌우되는 법. 촌부와 혼인한 그녀는 이제 평생 자신을 따라잡지 못할 것이다. 신옥혜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손바닥을 꼬집어 웃음을 참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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