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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신옥혜의 말이 끝나자, 장내의 모든 시선이 자연스레 소희연에게 쏠렸다. 소희연은 속으로 냉소했다. ‘역시 만만찮은 사람이야. 방금 당한 걸 이리 곧장 되갚는구나.’ 겉으로는 무심한 말투였지만, ‘적녀’, ‘첫 회갑연’이라 강조한 말에는 악의가 짙게 배어 있었다. 딱 듣는 순간 누구라도 ‘소희연의 선물’에 기대를 걸게 되는 말이었다. 만일 준비한 선물이 보잘것없으면? 그야말로 체면이 구겨질 게 뻔했다. 무엇보다, 모두가 알고 있었다. 신경혜는 시골에서 자란 처지라, 길에서 산적을 만나 목숨을 건져 돌아온 게 고작이다. 선물이고 나발이고 챙길 겨를이 없었을 터였다. 신옥혜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미소 지었다. ‘이번엔 네가 어떻게 빠져나가나 보자.’ 소희연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태연히 입을 열었다. “저는 어릴 적부터 시골에서 살았습니다. 이렇듯 풍요로운 옥혜 언니와는 달리, 귀한 것이라곤 눈에 담을 기회도 없었지요. 할아버지께 드릴 선물 또한 가진 것을 다해 마련했으나, 할아버지께선 혹여 거칠다고 느끼실까, 감히 염려스러울 뿐입니다.” 신옥혜가 곧바로 말꼬리를 잡았다. “그게 무슨 뜻이냐? 할아버지께서 가난한 손녀의 선물을 하찮게 여긴단 말이냐?” 소희연은 고개를 숙이며 담담히 답했다. “그런 뜻은 아닙니다. 다만, 있는 그대로를 고한 것뿐입니다.” ‘시골에서 뭘 챙겨봤자 이렇게 높은 집안의 부귀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지.’ 남원군 부친의 눈썹이 잔뜩 찌푸려졌다. “값어치는 중요치 않다. 선물은 무엇보다 그 정성을 보는 것이다.” “경혜야, 이제 안심이 되느냐?” 신옥혜가 능청스럽게 웃었다. “할아버지께선 예로부터 정성만을 중하게 여기셨다. 비록 호화롭진 않더라도, 할아버지께 드릴 선물을 꺼내 보거라. ‘선물은 가벼워도 뜻은 무겁다’ 하지 않았느냐?” 그럴싸한 말이지만, 소희연은 그들의 속셈을 잘 알고 있었다. 값어음은 평가할 수 있지만 정성은 평가할 수 없는 법이다. 할아버지께서 정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하면 그만인 것이다. 그는 지금도 그녀가 못마땅해서 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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