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장
여리고 연약했던 허문지는 화들짝 놀라 이소현 뒤로 숨었었다.
안윤달은 허문지보다 더 예쁘게 생긴 이소현을 보고는 어디도 못 가게 길을 막으며 연락처를 달라고 애걸복걸했었다. 심지어 입에 다물 수 없는 험한 말들마저 퍼부었었다.
이소현도 그 당시 잔뜩 겁에 질려있었던 기억이 선명하다.
교문 앞을 지나는 학생들이 수도 없이 많았는데 그 누구 하나 그들을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다.
그때는 싸움도 배우기 전이라 안윤달하고 싸울 용기가 없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이 거리를 휩쓸고 다니는 건달 우두머리 오빠를 안다면서 뻥을 치며 그들한테 엄포를 놓았었다.
그때 강지태한테 전화했던 걸로 기억한다.
“오빠, 전에 누가 괴롭히면 오빠가 그놈 다리 부러뜨리겠다고 했었잖아? 지금 어떤 놈이 우릴 못 가게 길 막고 있어. 빨리 와.”
“사람이 많아서 우리 둘이 상대가 안 돼.”
“어디냐고? 아, 강성 제7 실험 초등학교야.”
통화를 마치고 난 이소현은 자신의 오빠가 얼마나 대단한지에 대해 자랑을 하고 있었다.
“잘 들어! 우리 오빠 부하들이 자그마치 백 명이 넘어. 너희 같은 좀 만한 애들보다 싸움 실력도 강하고 그 누구한테 져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야! 좋은 말 할 때 내 머리카락 하나 안 건드리는 게 좋을 거야!”
안윤달은 이소현한테로 두 발짝 다가서며 건들먹거렸다.
“아? 그래? 오라고 해! 얼마나 대단한지 싸워보면 알 거 아니야.”
“당신!”
이소현은 화가 나 식식거리고 있었다.
“싸움도 못 하는 놈이 큰소리만 치고 있네!”
그 당시 강지태는 대학교를 다니고 있었고 강성 대학교는 허문지네 학교와 20킬로미터 넘는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당장 달려온다고 해도 상황을 수습할 수가 없을 것이다.
이소현은 그가 구하러 올 거라는 기대감도 없었다.
다만 안윤달을 겁주려 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 전화를 건 지 얼마 되지 않아 허문지 학교의 부교장과 교감 주임이 급히 달려와 안윤달 그 무리들을 데려갔었다.
나중에 허문지한테 들은 말에 의하면 안윤달은 다시는 학교 앞에 나타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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