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장
몇 년 전 그가 다른 사람들과 싸움이 일어났을 때 어르신은 가법으로 벌을 내렸지만 다들 무슨 이유로 강지태가 싸움을 벌였는지는 전혀 모르고 있었었다.
이번에도 이소현 때문에 싸움이 벌어졌다는 걸 그들한테 들켜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약혼식이 연기되거나 취소될 수도 있다.
등골이 오싹해진 임세호는 이마의 식은땀을 닦고 있었다.
“알았어요.”
“가서 수속 밟아.”
강지태는 담담하게 분부했다.
“네, 대표님.”
병상과 가까운 곳에 있는 고진우는 그들의 대화를 똑똑히 엿들을 수 있었다.
“참나.”
그는 눈썹을 치켜올리고 비아냥거렸다.
“나이가 얼만데 가족들한테 싸움한 거 들킬까 걱정인지 몰라.”
강지태는 빙그레 웃으며 도발적인 눈빛을 쏘아붙였다.
“가족들은 몰라도 되지만 약혼녀는 알아도 되거든.”
그 호칭은 칼날처럼 고진우의 심장을 찌르고 있었다.
순간 모든 힘을 잃은 듯한 고진우는 침대에 기대어 넋을 잃은 채 링거만 멀뚱멀뚱 바라보았다.
가슴에 입은 상처는 이보다 더욱 극심한 통증이었다.
그는 이소현한테 약혼자가 있다는 사실을 추어도 믿을 수가 없었다.
전에 결혼은 꿈도 꾸지 말라고 해서 일부러 아무 남자하고 약혼하려 하는 건가?
그래! 분명 그럴 것이다!
그를 끔찍이 사랑하는 이소현은 절대 그를 떠날 리가 없다!
다른 남자하고 약혼한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생각을 정리하고 난 고진우는 강지태한테 시선을 돌리고는 입꼬리를 올렸다.
“일부러 날 화나게 하려고 이소현이 널 찾은 거지? 인터넷에 남자친구 임대하는 서비스가 많더만? 넌 한 시간에 얼마야? 내가 10배를 지불할 테니까 당장 이소현 곁을 떠나!”
강지태는 헛웃음이 나왔다.
“그렇게 혼자만의 상상에 빠져있으면 기분이 좀 나아? 마음대로 생각해.”
이소현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진우를 노려보았다.
“제정신이야? 얼마나 심심한 사람이었으면 남자친구를 임대해서 약혼자 행세를 하겠어?”
고진우는 마치 제대로 미쳐버린 사람처럼 강지태는 이소현이 찾은 짝퉁이라 굳게 믿고 있었다.
이소현은 콧방귀를 뀌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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