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장
주인에게 버려진 유기견 마냥 가엾은 모습이었다.
“소현아, 저 남자 누구야?”
그 말에 화가 솟구치는 이소현은 고개를 홱 돌려 고진우의 시선을 마주쳤다.
그리고 이내 이소현의 서늘한 말소리가 들려왔다.
“고진우! 다시는 보고 싶지 않으니까 제발 내 눈앞에서 사라져.”
그녀는 이를 꽉 깨물고 마지막 몇 마디에 힘을 주었다.
날카로운 칼에 베인 기분인 고진우는 숨이 턱턱 막혀왔다.
그도 상처를 입었고 얼굴은 피투성이었다.
그런데 그녀의 눈빛에서 일말의 걱정을 느낄 수가 없었다.
그녀한테 남은 건 냉담함과 증오심뿐이었다.
저 남자 때문에 이토록 화가 난 건가?
전에 친구와 레이싱하다 부상을 입었을 때는 호두가 될 정도로 눈물을 펑펑 흘리며 그의 병실에서 한 발짝도 떠나지 않았었다.
하지만 지금은 심하게 상처를 입은 그를 보고서도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는 그녀는 오직 한 사람한테만 정신이 팔려 있었다.
고진우는 입술을 파르르 떨며 재차 물었다.
“대체 누구야?”
이소현은 또박또박 답해주었다.
“약혼자야.”
고진우는 믿을 수가 없었다.
눈시울이 붉어지다 심지어 눈물까지 고여버린 그는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뭐라고... 지금 장난하는 거지?”
구급대원들은 강지태를 구급차에 실었다.
이소현은 고진우를 더는 상대하지 않고 강지태의 구급차에 올라탔다.
다른 구급대원들은 그녀를 쫓아가려는 고진우를 다른 구급차에 실었다.
두 사람은 같은 병원으로 향해졌다.
공립 병원에는 VIP 병동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두 사람은 간단하게 상처를 처치한 뒤 같은 병실로 옮겨졌다.
고진우는 입구와 가까운 병상에 누워 있었다.
이소현은 병실로 들어오자마자 머리에 깁스를 두른 채 링거를 맞고 있는 고진우를 발견했다.
그녀는 곁눈질조차 하지 않고 곧장 강지태한테로 걸어가더니 그의 상태를 세심하게 물으며 자상하게 챙겨주고 있었다.
같은 병실을 사용하고 있는 고진우는 투명 인간 취급이었다.
그는 고개를 돌리고 이소현한테 시선을 고정한 채 묵묵히 그녀를 바라보며 애원의 기운을 풍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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