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6장
컵에서 흘러내린 물은 카펫을 적시며 얼룩을 남겼다.
진기안은 화들짝 놀라더니 그 컵을 쳐다보고 혀를 내둘렀다.
“친구야. 걱정 마. 소현이 그런 사람 아니야.”
정신줄을 놓고 있던 강지태는 잠긴 목소리로 그한테 물었다.
“정말 소개 받겠다고 했대?”
진기안은 우물쭈물하며 답했다.
“연말 파티에서 무슨 일 있었는지 너도 알잖아. 네가 네 그 사촌 여동생이랑 단둘이 호텔 잡는다면서 나란히 밖으로 나갔는데 나였어도 참지 못했을 거야. 아마 소현이가 너한테 화가 나 있는 상태에서 헛소리를 한 걸 거야.”
“난...”
강지태는 마음이 씁쓸했다.
“호텔 잡겠다고 한 적 없어...”
“네 사촌동생이 한 말이니까 소현이한테는 별반 다를 바가 없지.”
침묵이 흘렀다.
강지태는 감정을 추스르고 다시 입을 열었다.
“부탁할 게 있어...”
퇴근하고 법률사무소를 나온 이소현은 멀지 않은 곳에 흰색 맥라렌 한 대가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진기안은 차 앞에 기대어 고개를 숙인 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모양이었다.
퇴근 시간에 법률사무소 입구에 나타난 걸 보면 그녀를 만나러 온 듯하다.
이소현이 다가가자 마침 고개를 들었던 진기안은 빙그레 웃으며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
“소현아, 안녕. 드디어 퇴근이네.”
“오빠, 무슨 일이야?”
이소현은 진기안의 뒤를 힐끔거렸다.
“하윤이는? 같이 안 왔어?”
진기안이 답했다.
“아니. 오늘은 나 혼자서 온 거야. 너한테 볼 일이 있거든.”
“무슨 일인데?”
“소현아, 연말 파티 때는 내가 생각이 짧았어. 무슨 생각으로 지태를 불렀나 몰라. 괜히 다들 기분 잡치게 하고 말이야.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었어. 그 의미로다 밥 사주려고 하는데 시간 돼?”
이소현은 미간을 약간 찌푸렸다.
“안 그래도 돼. 다 이해하니까 밥은 됐어. 오늘 다른 약속 있어.”
“무슨 일인데?”
진기안은 괜한 말들을 내뱉고 있었다.
“그게...”
아무 핑계나 대고 거절했던 건데 진기안이 끝까지 캐물을 줄 몰랐던 이소현은 멍하니 있다 대충 둘러댔다.
“친구하고 만나기로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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