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4장
검정색 부가티는 도로를 질주했고 창밖의 경치는 빠르게 뒷걸음질 쳤다.
귀를 찢을 듯 우렁찬 슈퍼카 질주 소리로 휴대폰 진동 소리가 가려졌다.
바짝 긴장되어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린 이소현은 안전벨트를 꽉 잡았다.
“오빠, 천천히 운전해.”
턱이 팽팽한 채로 눈앞을 주시하고 있는 강지태의 옆모습으로 보아 상당히 기분이 언짢은 듯해 보였다.
그 남자는 냉담한 표정으로 아무 답도 하지 않았지만 속도는 점차 줄이고 있었다.
이소현도 긴장이 조금은 풀린 듯 차창을 내다보았다.
길 주변의 건물과 경치들이 낯선 것으로 보아 청란원이나 강씨네 저택으로 향하는 길은 아니었다.
“어디 가게?”
강지태는 차가운 목소리로 답했다.
“청란원 주소가 노출됐어. 당분간은 거기에 머물 수 없으니까 교외에 있는 마을에서 피신해 있는 게 좋을 것 같아. 여기 일 마무리하고 데리러 갈게.”
“멀어?”
“안 멀어. 이따 널 마중 나올 사람들이 올 거야. 전문적으로 훈련을 받은 경호원들이라 잘 지켜줄 거야.”
이소현은 즉시 되물었다.
“그럼 오빠는?”
“난 걱정하지 마.”
자동차는 앞으로 계속 달리고 있었다.
도시의 고층 건물이 점차 줄어드는 대신 낮은 주택과 황야 경치가 펼쳐졌다.
도로 양쪽의 야생 녹색 식물들이 울창하여 한눈에 봐도 신선하고 마음을 안정시켰다.
“곧 있으면 내릴 거야. 소현아, 이따가 애들하고 같이 가.”
이소현은 고개를 돌려 뒤를 살펴보았다.
“오늘 경호원 데리고 오지 않았어? 외출할 때 꼭 경호원들 데리고 다니라고 했잖아?”
강지태의 말투는 다소 무거웠다.
“병원 나오자마자 누군가 우릴 미행하고 있었어. 재빨리 따돌렸는데 그때 경호원들이 내 위치를 놓친 것 같아.”
이소현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오빠 돌아갈 때 위험한 거 아니야?”
바로 그때 강지태의 휴대폰이 다시 진동하기 시작했다.
자동차 속도는 느려졌고 이번에 그는 전화를 받았다.
경호원이 다급하고도 잔뜩 불안한 어조로 물었다.
“도련님, 지금 어디세요? 저희 도련님 자동차 놓쳤어요.”
“어디냐면...”
말이 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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