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장
지금 상황에서 중요한 건 환자의 배였다. 임신한 사람처럼 배가 불룩했다.
신지수는 보자마자 어느 드라마 속 한 장면이 떠올랐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척 행동했다.
뒤를 따라온 몇몇 의사들과 두 명의 비서도 떠올랐는지 참지 못하고 웃음소리를 내고 말았다.
그러자 침대에 누워있던 환자가 버럭 화를 냈다.
“저기요, 의사들이 그렇게 대놓고 웃으면 안 되죠! 전부 참아요, 웃음을 참으라고요!”
그가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참을 수 있었겠지만, 그의 말은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키며 다들 웃어버리고 말았다.
“하하하, 죄송합니다. 저희도 참고 싶은데 도저히 참을 수가 없네요...”
노현호는 고개를 돌려 그들을 혼냈다.
“환자 앞에서 어딜 웃어! 다들 입 다물어!”
침대에 누운 남자는 화가 났지만 어찌할 수 없었다.
노현호는 신지수를 보며 울었다.
“지수야, 네가 맥을 짚어 보아라.”
“네, 할아버지.”
신지수는 앞으로 다가가 침대에 누운 남자를 향해 손을 뻗었다. 너무도 젊은 신지수에 환자는 그녀를 믿지 못했고 협조해주지도 않았다.
신지수는 신경 쓰지 않고 남자의 팔을 확 잡아당긴 후 맥을 짚어 보았다.
남자의 맥은 참으로 신기했다. 어디서 들어보지도 못한 맥박이었다. 하지만 신지수가 약재실에서 본 책에 기록되어 있었다. 이 증상은 몸에 사기가 들어갔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었다.
그녀의 진단에 노현호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확실한 것이냐?”
“네, 확실합니다.”
신지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옆에 있던 침 가방을 열더니 남자의 몸에 꽂은 침을 하나씩 빼내며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침은 그저 임시방편이죠. 치료하자면 체내에 쌓인 나쁜 피를 뽑아내야 해요.”
말을 마친 그 순간, 은침이 사라지고 대신 서늘한 빛을 내뿜는 메스가 남자의 눈앞에 나타났다. 그가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그의 손가락에 상처가 생기며 피가 흘러나왔다.
“저기요, 이 방법 정말로 확실한 거예요?!”
남자가 투덜대며 그녀를 믿지 못했다.
노현호는 가만히 옆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보면 볼수록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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