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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장

두 사람은 장단이 아주 잘 맞았다. 신윤아의 생각은 진연화의 마음에 쏙 들어 얼른 사람을 시켜 요양병원에 있는 노해서를 끌고 오라고 했다. 모든 것이 준비되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주말이면 항상 노씨 가문으로 오던 신지수가 이번에 오지 않을 줄은 몰랐다. 신윤아는 눈앞에 놓인 주스 잔을 보았다. 주스에 이미 약병의 절반을 쏟아 넣었다. 신지수가 오면 노해서한테 시켜 건네 어떻게든 신지수에게 이 주스를 먹일 생각이었다. 그런데 신지수는 나타나지 않았다. 독약은 절반밖에 남지 않았다. 신윤아는 화가 나 미칠 것 같았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할아버지는 대체 뭐라고 하세요? 신지수에게 연락을 해보셨대요? 대체 왜 안 오는 거래요?” ‘설마 들킨 건가?' 진연화는 노해서의 뺨을 세게 갈구었다. “말해, 네가 신지수한테 말한 거지?” 노해서는 뺨을 맞아도 가만히 있었다. 두 눈엔 빛이라곤 하나도 없어 공허해 보였다. 신윤아는 비꼬며 말했다. “새언니, 걱정하지 말아요. 어차피 노해서의 상태로 신지수한테 일러바치지도 못할 거예요. 금방 엄마가 죽었는데 그럴 생각이나 했겠어요?” “쌤통이야!” 진연화는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 그리곤 노해서의 머리채를 잡아 강제로 자신을 보게 하면서 거만하게 말했다. “아니지, 나한테 고마워해야 하네. 네 엄마는 일찍이 죽었어야 했는데 내가 살려주고 있었던 거잖아. 너랑 네 엄마도 일찍이 죽었어야 할 운명이었다고!” 노해서는 그럼에도 반응이 없었다. 머리카락이 한 움큼 뽑혔어도 아픈 소리 내지 않았다. 그녀는 살아 있었지만 죽은 거와 마찬가지였다. 영혼이 없는 마리오네트 같았다. 진연화는 픽 코웃음을 치더니 손을 내렸다. 멍청해진 노해서를 괴롭히는 재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꺼져, 자꾸 거슬리게 하지 말고. 내가 부를 때만 다시 굴러와!” 노해서는 느릿하게 기계 인간처럼 무거운 발걸음을 들며 자리를 떠났다. 신윤아는 입술을 짓이겼다. 한참 고민하던 그녀는 여전히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어 진연화에게 말했다. “새언니, 알아봤어요? 신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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