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장
신지수는 안을 힐끔 보았다. 이곳은 다른 로열 스위트룸과 달랐다. 문에도 호화롭고 복잡한 꽃문양이 있었고 신비하면서도 위험한 분위기를 내고 있었다.
‘왜 익숙하지...'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어디서 봤을까...'
신지수는 곰곰이 생각했지만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나 뒤에서 차가운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등골이 서늘한 기분이 들었다.
안에는 불이 켜지지 않아 원래부터 깜깜했거니와 갑자기 사람 웃음소리를 들으니 화들짝 놀라게 되어 저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주먹을 마구잡이로 휘둘렀다.
‘퍽!’
신음 소리가 들려왔다. 신지수는 멍하니 그 사람을 보았다. 육서진이었다.
‘아, 육서진이네. 그럼 괜찮아.'
신지수는 손을 내렸다. 미안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
육서진은 코를 움켜잡더니 두 눈을 부릅뜬 채 그녀를 보았다. 지난번 육씨 가문 앞에서도 신지수는 그에게 주먹을 휘둘렀는데, 이번에도 그녀의 주먹에 맞은 것이다.
“신. 지. 수!”
육서진은 신지수를 노려보았다.
“네가 여자라서 내가 가만히 있을 거라는 착각은 하지 마!”
“하하.”
신지수는 무미건조한 웃음소리를 내었다.
“날 이길 수는 있고?”
매번 여자는 때리지 않는다고 말하는 육서진이지만 지난번에도 그녀를 때리려고 하지 않았던가. 두 사람은 심지어 서로 싸운 적이 있었다. 다만 육서진이 처참하게 그녀에게 패배하고 말았다.
“너!”
육서진은 말문이 막혔다. 몸을 돌려 뒤에 있던 로열 스위트룸을 보더니 픽 웃었다.
“신지수, 또 이쁨받으러 온 거냐? 지난번에 본 20억짜리 수표도 네 스폰서가 준 거잖아!”
그는 의문형이 아닌 확신형으로 말했다.
육서진은 신지수가 이런 호텔에 나타난 이유가 분명 떳떳하지 못한 일을 하기 위해 온 것으로 생각했다.
“정말이지 더럽군!”
그는 차가운 시선으로 그녀를 보았다. 혐오를 감추지도 않고 말이다. 자기 할 말만 하고 난 뒤 그는 바로 몸을 돌려 떠나버렸다. 신지수에게 1초라도 더 눈길 주고 싶어 하지 않았다.
뜬금없이 육서진에게 욕설을 들은 신지수는 가만히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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