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4장
“그래, 1년 만에 우리 아들을 보게 되었으니 할 얘기가 많겠구나.”
신강욱은 수저를 내려놓고 허허 웃으며 말했다.
부자는 이내 서재로 들어갔다. 문을 닫은 후 대화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5분도 지나지 않아 안에서 물건이 부서지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쿵!'
‘콰당!'
노수정은 몇 번이나 노크한 뒤 들어가려고 했지만, 몸이 움직여 주지 않았다.
신윤아는 원래 엿들으려고 했지만, 방음 처리가 너무 잘된 탓에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서재에서.
신강욱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꽃병을 깨버렸다. 얼굴이 시뻘겋게 된 그는 이마에서 식은땀이 나고 있었고 신시후에게 손가락질하며 말했다.
“지금 일부러 나 화나게 하려고 한 거냐? 해외에서 몇 년 동안 머물더니, 오랜만에 집에 돌아와서 하는 짓이 이 아비의 혈압을 올리는 거냐고! 넌 내가 네 지수를 시집 보내고 싶어서 제안을 받아들인 줄 아니? 천만에, 나도 어쩔 수가 없었다고!”
프로젝트에 문제가 생겼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신시후는 모든 걸 내려놓고 그제야 황급히 귀국한 것이다.
그런데 신강욱이 오로지 자신만 생각하며 이기적으로 신지수를 팔아버릴 줄은 몰랐다.
“아빠는 어떻게 아빠 딸로 거래를 할 수 있는 거예요? 심지어 상대가 육서진이라면서요! 육서진은 윤아랑 한 쌍이었어요. 그런데 꼭 육서진이랑 지수를 결혼시켜야겠어요?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 거예요?”
“어르신이 지수가 아니면 안 된다는 데, 나더러 어떻게 하라고? 육씨 가문이 어떤 가문인지 내가 굳이 말 안 해도 너도 알잖니. 내가 이번에 거절하면, 다음에 또 거절할 기회가 올 것 같니?”
육씨 가문과 척을 질 것이 아니라면 육상철의 결정을 바꾸긴 어려울 것이다.
신시후는 침묵했다. 한참 후 입을 열었다.
“아빠, 이기적인 마음으로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인정하는 게 그렇게 어려우세요? 대체 어르신의 제안을 거절할 수 없으셨던 거예요, 아니면 그럴 생각이 없으셨던 거예요?”
“...”
신강욱은 부아가 치밀어 책상을 쾅 내리쳤다.
“그래, 사심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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