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8장
왜 이렇게 멍청해.
신지수는 허리를 굽혀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얼굴을 가렸다.
손가락 사이로 흐르는 서늘함이 바닥에 툭툭 떨어지며 신지수의 가슴에는 강한 무력감이 솟구쳤다.
노해서도, 강민아도 똑같다.
신지수는 산골 마을로 유괴되어 몇 번이나 옮겨지다가 아무도 모르는 구석에서 죽어갈 뻔한 노해서를 구해줬다고 생각했다.
악의적인 소문에 고립되고 왕따당하던 강민아가 학교 옥상에서 뛰어내리던 운명을 바꿨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국 운명은 돌고 돌아 그녀 때문에 두 사람 모두 죽음을 맞이했다.
마치 예정된 운명처럼 중간에 어떤 변수가 생겨도 결말을 바꿀 수는 없는 것 같았다.
신지수 자신마저도.
누군가 어깨를 두드리는 느낌에 고개를 드니 눈앞에 휴지를 내밀었다.
의뢰인을 데리고 집을 보러 온 중개인이었다.
고개를 들어보니 방에 중개인 혼자 남아있다는 걸 알고는 서둘러 휴지를 건네받은 뒤 이렇게 물었다.
“집을 보러 온 분은 어딨어요?”
“그쪽 때문에 놀라서 갔어요...”
그도 할 말을 잃었다. 조금 전 의뢰인과 집을 보러 왔고 집값이 비싸지도 않고 시세보다 눅어서 살 의향이 있어 보였는데 고개를 돌리자마자 쪼그리고 앉아 울고 있는 사람을 발견하고 겁에 질려서 도망가 버렸다.
신지수는 멈칫하다가 바닥에서 몸을 일으켰다.
“내가 그렇게 무섭나요. 그럼 내가 이 집 살 테니 이제부터는 아무도 데리고 오지 마세요.”
“그래요.”
중개인은 너무 기뻐서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신지수는 강민아의 다이어리를 원래 있던 곳에 돌려놓고 중개인과 함께 밖으로 나간 뒤 문을 다시 잠그고 카드를 긁어 결제했다.
그 뒷일은 더 묻지 않았다. 어차피 그녀는 강민아의 물건에 누가 손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신지수가 월셋집으로 돌아와 쉬려는데 2분도 채 지나지 않아 다시 전화가 걸려 왔고 상대는 그녀가 투자한 마스의 담당자 천도진이었다.
신지수는 머리가 아파서 쉬거나 잠을 자고 싶었다.
천도진은 회사 일에 대해 나름대로 고집이 있는 편이라 평소에는 신지수에게 전화하지 않고 중요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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