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6장

그런 시선은 언제나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택시 기사가 다시 힐끔거리자 신지수는 눈을 뜨고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실 말씀 있으세요?” 택시 기사는 당황한 기색은커녕 오히려 생기가 돌며 물었다. “신씨 가문 아가씨 맞죠? 전 강성 재벌의 친딸.” “아니요.” 신지수는 말을 이어가고 싶지 않아 단번에 부정하고 눈을 감은 채 좌석에 기대어 노골적으로 부인하며 더 이상 대화하고 싶지 않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하지만 택시 기사는 쉬지 않고 웃으며 떠들었다. “아가씨, 신씨 가문과 인연을 끊었다고 들었는데 정말인가요? 잘했어요. 그러면 신씨 가문에 무슨 일이 있어도 아가씨랑 상관없으니까. 신씨 가문은 이제 끝장났어요. 과거엔 강성 최고 재벌이었는데 이젠 아마 파산할 거예요. 앞으로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겠죠. 대체 대표님과 사모님은 무슨 생각으로 친딸은 쫓아내고 가짜 딸의 뒤치다꺼리만 해주는 건지! 이젠 수습도 못할 지경이 됐네요.” 택시 기사는 말할수록 점점 더 흥분한 듯 흥미롭게 가십거리를 떠들었다. 신지수는 이상함을 감지했다. ‘신씨 가문에 또 무슨 일이 생겼다고? 무슨 일이 생겼지?’ 막연한 불안감을 느낀 신지수가 물었다. “무슨 말씀이세요?” “오호, 이렇게 중요한 일을 아직 모르고 있었어요?” 택시 기사는 잔뜩 흥이 올라 운전하고 있는 것만 아니었으면 당장이라도 고개를 돌려 흥미진진하게 설명해 줄 기세였다. “신씨 가문에 또 일이 생겼어요! 전에 신씨 가문에서 기사가 죽은 일이 잠잠해진 지 몇 달도 되지 않아 그 사람 아내도 사고가 났대요! 두 사람이 똑같은 방식으로 죽었대요 글쎄. 차 안에 갇혀서 목이 졸린 채 강물에 빠져서 시신이 망가졌대요. 오늘 아침에 나온 소식인데 구조대가 지금 차량을 끌어 올리고 있대요. 못 믿겠으면 검색해 봐요. 뉴스에 대문짝만하게 나왔어요. 게다가 두 사람 친척 말에 따르면 범인이 신씨 가문 사람이래요. 쯧쯧, 몹쓸 죄를 저질렀죠.” 뭐? 주혜숙이 죽었다고? 신지수는 몇 초간 굳어있다가 곧바로 아까 비행기를 탈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