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3장
신지수는 대머리를 본 순간 그가 7층 발코니에서 자신을 지켜보던 저격수라고 확신했다.
“누가 보냈어?”
병원 침대에 앉아있던 신지수는 피를 너무 많이 흘려 얼굴이 창백했지만 그덕에 눈동자가 더 검게 반짝였고 저 깊은 곳에서 이글거리는 불꽃이 솟아오르는 것 같았다.
이 지경까지 됐는데 어차피 결말은 정해진 것 아니겠나.
어느 쪽이든 죽는 건 마찬가지일 테니 대머리는 절대 얘기하지 않을 생각으로 고개를 돌리며 차갑게 웃었다.
“죽일 거면 빨리 죽여. 내가 이 바닥에 얼마나 오래 있었는데 죽는 게 두려웠으면 이런 일 하지도 않았어.”
신지수는 병상에서 내려와 대머리 앞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더니 허리를 굽히고 아직 붕대를 감은 손으로 대머리의 턱을 움켜쥐고 힘을 주자 두둑 소리가 들렸다.
대머리의 턱이 빠졌다.
신지수는 손을 뒤집어 검은색 알약 하나를 대머리 입에 넣으며 덤덤하게 말했다.
“죽지는 않을 거야. 죽는 것보다 더 고통스럽겠지만.”
속 시원히 죽여줄 수는 없었다.
신지수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대머리의 머리를 두드리더니 손을 깨끗이 닦고 병상에 다시 앉았다.
대머리는 여전히 굴하지 않고 아무것도 두려울 게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입안에서 독약이 녹아 강제로 삼켜야 하는 상황에서도 표정 하나 바뀌지 않았다.
병동에서 대머리를 데리고 온 아홉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았고 결국 여군이 앞으로 나서서 말했다.
“이봐요, 당신이 의뢰인이니까 원하는 정보가 있으면 내가 대신 고문해 줄까요?”
갖은 수단을 써도 대머리가 계속 입을 다물고 있을까.
말이 떨어지자마자 이미 땅에 눌려 무릎을 꿇고 있던 대머리가 갑자기 고개를 들어 올리더니 얼굴이 빨개지고 미친 듯이 몸부림쳤다. 간헐적으로 목에서 꺽꺽 소리를 내며 온몸에 경련을 일으켰다.
명절에 갓 잡아 올린 돼지처럼 여러 사람이 달려들어도 제지할 수 없었다.
대머리는 속박에서 풀려나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것처럼 필사적으로 바닥에서 구르더니 몸을 감싼 밧줄을 죄다 풀어버리고 바닥에 세게 부딪혔다.
정말로 들이박고 있었다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