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4장
길 건너편, 702호는 강민아의 집이었다.
701호도 있는데 조윤기가 하도 밥 먹듯이 드나들다 보니 당연히 그곳에 누가 사는지 알고 있었다. 엄청난 미인에 강민아 친구인 신지수였다.
대담한 생각이 떠오르며 조윤기는 침을 꿀꺽 삼켰다.
대머리 남자, 저격 소총, 차분하고 냉정하며 위협적인 눈빛, 영화 속 프로 전문 킬러와 똑같았다.
조윤기의 작은 눈동자가 데굴 굴러가며 뭔가 떠오른 그는 너무 흥분한 나머지 몸의 살이 덜덜 떨렸다.
그는 조심스럽게 다가가 떠보듯 말했다.
“형님,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데...”
...
신지수는 하루 종일 창문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
정진구의 뻔뻔함에 화가 난 신지수는 속에 열불이 나서 몇 번이나 정진구에게 본때를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하지만 그러려면 자기 몸도 다치고 딱히 득이 될 게 없어 생각만 하다가 말았다.
신지수는 스트레칭하며 샤워할 준비를 하다가 창문 앞을 지나면서 커튼 틈새를 손으로 여미었다.
밤에 불이 켜지면 바닥부터 천장까지 통유리로 된 창문은 사생활 보호가 불가능했다.
신지수는 이를 의식해 낮에도 얇은 커튼을 쳐서 햇빛은 들어오되 남들이 들여다보지 못하도록 했다.
여느 때처럼 밖을 내다본 신지수는 낡고 오래된 동네의 집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고 거의 모든 집이 불을 밝히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런데 그중 한 집이 조금 달랐다.
그 집은 불이 켜져 있지 않았지만 위층과 아래층의 불빛이 반사되어 그 집 커튼 너머로 움직이지 않는 형체가 보였다.
신지수는 미간을 찌푸렸다.
건너편에는 지금도 강민아를 괴롭힌다는 쓰레기가 살고 있었다.
하루 종일 창문 너머로 쓰레기가 들여다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괜히 역겨워서 신지수는 갑자기 집을 바꾸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빈털터리가 되어 이곳에 세 들어 살던 그녀는 자신이 벌었던 진료비로 학교를 십여 개 짓고 청원 마을 개발 사업도 진행하며 나중에는 마스에 거액을 투자하기도 했다.
당시 그녀는 돈도 없고 이도하에게 계속 의지하고 싶지 않아 급하게 이곳을 거처로 찾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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