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9장
노현호의 뻗었던 손이 힘없이 툭 떨어지며 금침이 들어있는 나무 상자도 그의 손에서 미끄러졌다.
그러자 침대 곁을 지키고 있던 노씨 가문 셋째가 받아들었다.
“어르신께서 뭐라고 하셨어?”
“이 금침을 신지수에게 주라고 한 것 같은데?”
“이 늙은이는 죽기 직전까지 외부인 생각만 하네. 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갈지는 걱정 안 해!”
“바보야? 노경민이 불을 지른 그 사람한테 끌려갔다는 건 다시는 못 돌아올 확률이 높다는 거야. 앞으로 노씨 가문은 셋째인 우리 것이 아니겠어?”
“이 금침은... 아무것도 아니야. 누굴 주든 어르신 말고 소중하게 여길 사람도 없어.”
“하긴.”
“뭐 하고 있어? 얼른 친척들에게 어르신이 돌아가셨다고 전해.”
수군거리는 대화 속엔 조금의 슬픔도 없이 억눌린 기쁨만 담겨 있었다.
...
신지수와 강민아는 산 정상에 올랐다.
산 정상에는 세월의 풍파에 낡고 얼룩덜룩한 탑이 있었고, 그 아래에는 700년이 넘었다는 팻말이 붙어 있는 고목이 있었다.
이 나무를 위해서 이곳으로 온 강민아는 순식간에 등 뒤에서 나무 팻말 두 개를 꺼내 신지수의 팔을 툭 건드리며 재촉했다.
“이 나무가 영험하다니까 얼른 소원을 써서 걸어두자.”
“...”
신지수는 어이가 없었다.
고목은 이미 붉은 천과 작은 나무 팻말로 뒤덮여 있었고 바람이 불면 크고 작은 나무판들이 부딪히며 딸랑거리는 소리를 내서 성스러운 분위기를 더했다.
강민아는 이미 심각한 표정으로 글을 쓰고 있었다.
신지수도 그녀의 호의를 저버릴 수 없었지만 도저히 쓸 소원이 떠오르지 않아 ‘무사태평’이라고 적었다.
강민아가 한 줄 한 줄 빽빽하게 글씨를 써 내려가자 신지수가 웃음을 터뜨렸다.
“욕심이 많네?”
강민아는 마침내 글을 다 쓰고 다소 민망한 듯 멋쩍게 말했다.
“조금 많긴 하네.”
“괜찮아, 그러면 네 소원이 제일 먼저 보이도록 더 높이 걸어봐.”
신지수가 눈을 깜박이며 무사태평을 적은 나무 팻말을 나뭇가지에 묶었다.
강민아는 신이 나서 가장자리로 달려가 돌 위에 올라서며 나무 팻말을 최대한 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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