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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장

신지수는 손을 뻗었지만 허공을 가르며 그대로 바닥에 나뒹굴었다. 땅에 부딪히는 순간, 그녀는 멀어져 가는 오토바이의 후미등을 바라보며 여전히 이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 그리고 곧이어 마음이 차갑게 식어갔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지... 인간의 본성이란... 분명 함께 도망칠 수 있었을 텐데...’ 그 순간, 따라붙은 추적자가 무거운 몽둥이로 신지수의 등을 내리쳤다. 곧이어 추적자 무리의 두목이 거칠게 발길질했다. 신지수는 고통에 신음을 흘리며 몸을 웅크렸다. 이어서 추적자들은 그녀의 머리채를 거칠게 잡아 끌어올리더니 두꺼운 손바닥으로 그녀의 얼굴을 연달아 후려쳤다. 신지수의 입가에서 피가 흘러내렸고, 하얀 뺨은 붉게 부풀어 오르더니 선명한 손자국이 남았다. 하지만 그걸로 끝난 것이 아니었다. 추적자 무리의 두목은 신지수의 머리카락을 거칠게 잡아당기며 비열한 웃음을 지었다. “어디 한 번 도망가 봐! 계속 도망가 보라고! 내 눈을 멀게 했으니, 사는 게 죽는 것보다 힘들어 차라리 죽여달라고 애원하게 할 거야!” 두목은 허리춤에서 칼을 꺼내더니 신지수의 손을 보며 말했다. “내 눈을 찌른 게 이 손이었나? 아니면 오른손이었나? 참, 묻고 따질 것 없이 두 손 다 잘라버리면 되겠다!” 추적자 두목이 칼을 휘두르려는 찰나, 옆에 있던 마을 주민이 이를 악물고 나섰다. “잠깐만! 이 계집애가 우리 마을에 있던 ‘그 물건’을 도망치게 했으니 그 책임은 누가 져야 하지?” 추적자 무리의 두목은 코웃음을 치며 대답했다. “그게 내 알 바냐?” “이런 빌어먹을 놈들아...” 마을 주민들은 추적자들이 들고 있던 총이 두려웠지만, 내일 아침에 팔려 갈 소녀를 놓친 것은 마을 전체가 떠들썩할 상황이었다. 이때, 마을 주민이 용기를 내어 말했다. “이 계집애가 우리 마을 ‘물건’을 탈출시켰으니, 이 계집애를 대신 우리 마을에 넘겨야 하지 않겠어? 그러면 우리도 손해를 메울 수 있어. 그전에 너희가 맘껏 갖고 놀게 시간을 충분히 줄 수 있어. 어때?” 추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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