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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장

“설마 그 계집애가 날개라도 달려서 날아갔겠어?” 추적자들이 떠나자, 쇠사슬에 묶여있던 소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안전해요. 이제 나와도 돼요.” 신지수는 풀더미 속에서 천천히 일어나 몸을 털었다. 먼지가 온몸에 붙었지만 이를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지금은 도망칠 절호의 기회였다. 서둘러 탈출하려던 찰나, 소녀가 퍽 소리를 내며 무릎을 꿇고 간절한 눈빛으로 애원했다. “언니, 제발 저도 데리고 가주세요. 저도 함께 나가면 안 돼요? 전 여기에 팔려 와서 반년 동안 갇혀 있었어요. 언니는 제가 반년 만에 만난 유일한 외부인이에요! 여기는 지옥이에요. 이 사람들은 다 악마란 말이에요. 여기서 더 있다가는 곧 죽을 것 같아요!” 소녀는 눈물을 흘리며 절박한 얼굴로 신지수를 바라보았다. “제발... 제발 저를 구해주세요...” 신지수는 소녀를 구해주고 싶었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자물쇠로 단단히 잠긴 문을 부수려면 큰 소음을 내야 했다. 게다가 소녀의 발엔 쇠사슬이 묶여있어서 구한다 해도 함께 도망치는 건 무리였다. “꼭 다시 와서 구해줄게. 기다려!” 신지수는 이 말을 남기고 마을 입구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경찰에 신고하거나 도움을 청해야 소녀를 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몇 발짝 뛰지도 못하고 조금 전 소녀의 울음소리와 그 절망에 가까운 눈빛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의 말대로라면 내일 아침 일찍 소녀는 팔려 갈 것이었다. 그때가 되면 아무도 그녀를 구할 수 없을 것이 분명했다. 신지수는 발을 멈추고,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다시 소녀에게로 달려갔다. 가는 길에 주운 큰 돌을 들어 망설임 없이 문에 달린 자물쇠를 부수기 시작했다. 작은 방 안에서 절망에 빠져 울고 있던 소녀는 소리가 나자 고개를 들었다. 신지수가 돌아온 것을 보자, 그녀의 눈에 희망이 보였다. 몇 번 부수고 발로 차자, 마침내 문이 열렸다. 소녀는 천천히 기어 나왔지만, 발목에 묶인 쇠사슬 때문에 움직임이 제한되었다. 문을 부수는 소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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