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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장

은침 네 개를 들고 송백호 옆에 웅크린 신지수가 손을 흔들자 은침 네 개가 송백호의 머리 꼭대기에 꽂혔다. 신지수는 은침의 윗부분을 꼬집어 비틀었다. 그러자 송백호의 뒤집어진 흰 눈동자가 서서히 사라지더니 곧 크게 뜬 눈에 검은 동공이 보였다. 경련도 서서히 멈췄다. 송백호의 입이 쉽게 벌어지면서 피가 콸콸 쏟아져 나왔다. 하마터면 혀가 잘릴 뻔했다. 신지수는 금창약 한 병을 따서 송백호의 입에 최대한 부었다. 가루를 입에 붓자 송백호의 상처에 피가 멈춘 것을 사람들은 똑똑히 볼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송백호의 호흡도 정상적으로 돌아왔고 산소 부족으로 인한 얼굴의 붉은기도 서서히 옅어졌다. 옆에서 구경하던 행인들이 깜짝 놀랐다. 안심 한의원의 대가들은 조금이라도 놓칠까 봐 정신을 바짝 차렸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들은 신지수가 침을 놓고 약을 뿌리는 모습만 봤을 뿐 정확히 어떤 침술이고 어떤 약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 신의당 8명의 한의사는 너무 흥분한 나머지 손까지 부르르 떨고 있었다. 그들은 전에 신지수가 겁낼 필요 없다고 했던 말이 무슨 뜻인지 드디어 알았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침술이었다. 송서희는 여전히 눈물이 맺힌 얼굴을 하고 아빠의 상태가 호전되는 것을 보고는 울면서 웃으며 신지수에게 뭐라고 말하려는데 목이 메고 너무 부끄러웠는지 말을 잇지 못했다. 과거 신윤아 편에서 앞뒤로 신지수를 따돌리던 그녀는 청원 마을에서 신지수와 정면으로 맞붙기까지 했다. 조금 전 신의당에서도 신지수를 못 믿겠다며 신지수가 침을 놓는 것도 거부했는데 신지수가 나서서 아버지 목숨을 구했다. 바닥에 누워있던 송백호는 힘겹게 눈을 뜨며 제일 먼저 이렇게 말했다. “아이고, 혀가 부어서 너무 아프네. 누가 날 때렸어?” 송서희는 웃기면서도 가슴이 아팠다. 신지수가 말했다. “아직 완전히 낫지 않았으니 일단 한의원으로 옮기자.” 송서희는 세차게 고개를 끄덕인 뒤 경호원에게 아버지를 조심스럽게 들어 한의원으로 보내라고 지시했다. 옆에서 이 다채롭고도 드라마틱한 모습을 지켜보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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