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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5장

육서진은 너무 기뻐서 곧바로 장담하듯 말했다. “할아버지, 걱정하지 마세요. 이번엔 꼭 할아버지 말 잘 들을게요!” “그래, 가 봐.” 육상철은 손을 흔들며 앞에 놓인 붓을 집어 들었지만 벼루를 던져 먹물을 찍을 수 없었다. 이를 본 육서진은 곧바로 벼루를 집어 들고 서랍에 있던 먹물을 꺼내 부었다. 그뿐만 아니라 먹을 가는 것도 도왔다. 육상철은 순간 화가 풀리며 웃긴다는 듯 말했다. “너는 부탁할 일이 생기니까 나한테 잘 보이려고 하네?” “할아버지, 무슨 말씀이세요. 이건 제가 효도하는 거예요.” “그래, 알았어. 옷이 더러워졌으니 얼른 들어가.” “괜찮아요, 조금 더 여기 있을게요.” 육서진은 먹을 갈면서 할아버지의 얼굴을 관찰하다가 더 이상 화를 내지 않는 것을 보고는 곧바로 물었다. “할아버지, 사실 제가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솔직하게 대답해 주실 수 있나요?” “말해.” “그럼 말할게요. 할아버지는 신지수를 왜 그렇게 좋아하세요? 한 번밖에 만나지 않았는데 바로 두 집안의 결혼에 대해 의논했잖아요. 이유가 뭐예요?” 육상철은 고개도 들지 않고 종이에 크게 사자성어를 쓰다가 육서진의 질문에 멈칫했다. 한 방울의 먹물이 흰 종이에 툭 떨어졌다. “콜록, 콜록콜록...” 갑자기 육상철이 기침을 심하게 했다. 육서진은 할아버지가 숨을 고르는 것을 도우며 숨을 못 쉬는 듯 얼굴이 빨개진 것을 보고는 너무 놀라서 바로 도우미에게 의사를 불러달라고 외쳤다. “됐어...” 육상철은 잠시 추스르다가 손을 내저으며 거절했다. “내 몸은 내가 알아. 의사가 와도 그냥 들여다볼 뿐이니까 귀찮게 할 필요 없어.” 육서진은 노인을 부축해 앉히고 따뜻한 물을 한 잔을 따랐다. 몇 모금 마시며 숨을 고른 육상철은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왜 신지수를 그렇게 좋아하냐고 물었지. 사실 좋아하는 건 아닌데...” “그러면 뭔데요?” 육상철은 입술을 벙긋하다가 한참 후에 말했다. “꿈을 꿨어...” “꿈이요?” 육서진은 깜짝 놀랐다. “교통사고를 당하고 신지수가 날 구하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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