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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장

호텔에 묵을 돈이 있는지 물어보는 사람도 없었다. 신지수는 입꼬리를 올리며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호텔이 아니라 어떤 남자 집에. 그 사람이 착하게 받아줘서 나름 편하게 지내고 있어.” “...” 신시후의 두 눈에 불꽃이 이글거리며 오빠 행세라도 하듯 질책했다. “여자애가 어떻게 낯선 남자의 집에서 지내? 내가 호텔에 연락해 줄 테니 더 이상...” “신시후 씨.” 신지수가 그의 말을 가로채며 이름을 불렀다. “난 이제 당신들이랑 아무 상관 없는 사람이야. 내 일에 이래라저래라 할 자격 없어.” 신시후는 그 한마디에 화가 치밀었지만 그래도 인내심을 가지고 달랬다. “엄마는 그날 순간적으로 화가 나서 때린 거고 다 홧김에 한 말이니까 마음에 담아두지 마.” “내가 마음에 담아두겠다면?” 잊으라면 잊힐 정도로 세상일이 그렇게 쉽게 지나가던가. 신지수는 신시후를 차갑게 노려보더니 곧장 본론으로 들어갔다. “나한테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서 날 부른 거 아니야?” 신시후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신지수가 대신 대답했다. “왜 주혜숙에게 그런 아이디어를 줘서 신씨 가문의 주가를 폭락시키고 체면을 구기게 했냐고 묻고 싶지? 그럼 대답해 줄게. 신씨 가문의 주가를 떨어뜨리고 창피를 당하게 한 사람은 내가 아니라 살인범 신윤아와 그런 신윤아를 싸고돈 신강욱, 노수정 부부야. 본인들이 결정한 일인데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 신시후는 할 말을 잃었다. 신지수의 촌철살인에 반박할 여지가 없었다. 신시후는 신지수를 처음 만났을 때처럼 낯선 눈빛으로 바라보다가 겨우 입을 열고 물었다. “네가 김수철의 죽음과 관련이 있어?” 주혜숙은 그 영상이 신지수가 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신지수가 배후에서 이 모든 걸 조작한 걸까? 신지수는 말했다. “김수철의 죽음은 나와 전혀 무관한 일이야. 나도 예상하지 못했어. 그런데... 난 좋은 사람이 아니야. 오히려 소름 돋게 매정하지. 김수철의 죽음을 알게 된 순간부터 난 머릿속으로 그 모든 걸 계획했어. 주혜숙을 이용하고, 신윤아를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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