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1장
주혜숙은 당장이라도 살인범의 이름을 말하고 싶었다. 그러면 신강욱의 위선적인 친절을 단호히 거절하고 부녀에게 한바탕 욕설을 퍼부을 수 있었다.
바로 그때 운전기사 장동수가 들어와서 주혜숙에게 이렇게 말하며 대화를 마무리했다.
“아이고, 진정하세요. 그러다 몸 상해요. 김 씨와 오랜 시간 동료로 지내면서 김 씨 사고에 대해선 나도 마음이 아파요.”
곧 불쾌해하는 경호원에게도 말했다.
“고인이 사고를 당했으니 가족들 기분이 좋지 않은 건 당연해요. 화내지 말고 서로 이해하죠.”
장동수가 중재하자 경호원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허리를 굽혀 바닥에 놓인 선물과 두꺼운 봉투를 하나씩 집어 들었다.
장동수는 다가가 이틀 만에 10년은 더 늙은 주혜숙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어요. 김 씨는 죽었지만 범인은 반드시 잡힐 겁니다. 몸 잘 챙겨요. 이 돈은 내 성의예요. 김 씨와 동료로 일했고 두 사람과 오랫동안 알고 지냈는데 큰돈이 아니니까 거절하지는 말아주세요.”
장동수는 현금 20만원을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주혜숙은 여전히 신강욱을 대신해 온 경호원을 실체가 있는 듯한 증오의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신지수의 당부를 떠올리며 장동수가 서둘러 말했다.
“아참, 지수 아가씨께서 안부 전해 달라고 하셨어요.”
멈칫하던 주혜숙은 신씨 저택 부엌에서 울면서 어떻게 하냐고 애원하던 그날, 신지수가 경찰에 전화해서 시체를 찾아 수사하라고 말했던 걸 떠올렸다.
그녀는 왜 살인자인 신윤아를 직접 신고하지 않고 굳이 경찰이 밝혀낼 때까지 기다려야 하냐고 물었다. 경찰이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한다면?
신지수가 그때 이렇게 되물었다.
“신강욱, 노수정 부부가 신윤아가 살인자라는 죄명을 쓰게 놔둘 것 같아요?”
주혜숙은 고민할 필요도 없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신강욱, 노수정 부부가 이 사건이 신윤아와 관련된 사건이라는 것을 미리 알았다면 당연히 신윤아에게 면죄부를 주고 죄명을 벗을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생각했을 거다.
그러면 그녀에겐 죄를 물을 기회조차 없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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