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1장
채정숙 집 안 거실에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정중앙에 놓인 침대에는 채정숙이 편안히 누워있었다. 보살처럼 신지수에게 따뜻함을 주었던 그녀는 온화한 표정으로 눈을 감고 있었다.
기억 속의 그녀는 신지수에게 어렵게 모은 만 원짜리를 건네면서 말했다.
“학비에 보태 써. 공부하기 좋아하는 아인데 안 하면 안 되지.”
기억 속의 그녀는 배를 촐촐 굶으면서 빨래하는 신지수에게 품에서 따뜻한 달걀 2알과 빵을 건네면서 말했다.
“얼른 먹어. 다른 사람한테 들키지 말고 몰래 먹어.”
연민이 가득한 눈빛으로 쳐다보면서 아쉬워하기도 했다.
“아이고, 불쌍해라.”
기억 속의 그녀는 신지수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온화한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 지수는 세상에서 제일 착한 어린이야.”
어제까지만 해도 어부에게 물고기를 잡으면 조금 챙겨달라고 했다.
“지수야, 기다려 봐. 할머니가 물고기 튀김을 해줄게.”
신지수는 목이 메어왔다. 차가운 바람과 함께 마음이 식어버리는 것만 같았다.
주방에는 미처 튀기지 못한 물고기가 놓여있었고, 아쉽게도 다시는 할머니가 해주는 물고기 튀김을 먹을 수 없었다.
신지수는 서서히 앞으로 걸어가 채정숙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마을 사람들은 이미 예상했다는 듯이 이미 채정숙의 옷도 갈아입혀 주고, 머리도 빗겨주었다. 채정숙은 그냥 잠들어버린 것만 같은 모습이었다.
신지수가 고개돌려 신도훈를 쳐다보자, 그가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지수야, 자책하지 마. 너랑 상관없는 일이야. 어제 네가 실종된 소식은 우리가 어떻게든 막고 있었어. 할머니는 모르고 계셨어. 그냥 어디가서 놀고 있다고 생각하셨을 거야. 오후에 한잠 주무시더니... 다시는 일어나지 못할 줄이야. 건강은 원래 안 좋으셨어. 할머니도 언젠가 이 세상을 떠날 수 있다고 말씀하셨어. 원래부터 심장이 안 좋으셨는데 십여 년 전의 일을 내내 마음에 두고 계셨으니. 겉으로는 괜찮아 보여도 속은 진작에 문드러졌어.”
채정숙에게는 두 명의 딸과 손주가 한 명 있었는데 십여 년 전 청원 마을로 돌아가는 길에 교통사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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