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9장

따뜻함과 달콤함을 함께 맛보는 순간, 그저 잠깐 벌로 입을 막으려던 생각이 바뀌었다. 이성을 잃는 데는 1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침착함을 자부하던 이도하에게 이런 순간은 처음이었고, 마음속에 억눌려 있던 생각들이 우리에서 나온 맹수처럼 몰아붙이고 공격하는 것 같았다. 정신없이 보냈던 그날 밤처럼. 신지수는 당황한 채 어눌하게 말했다. “읍... 당신! 잠깐...” 하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러다 부하 둘이 병실 문을 열었다. “도련님, 휴대폰도 새로 샀고 카드도 다시 만들었습니다. 저희가 먹을 것도...” 병동 내부의 장면을 보았을 때 두 부하는 뒷말을 멈추고 벙어리처럼 제자리에 서 있었다. 이게 뭐지... 이도하는 얼굴을 옆으로 돌리며 차가운 어투로 말했다. “꺼져.” 두 사람은 꿈에서 막 깨어난 것처럼 벌떡 일어나 분주하게 병동을 빠져나와 다시 문을 굳게 닫았다. “...” 다행히 그 방해 덕분에 신지수는 정신을 차리고 이도하를 밀쳐냈다. 얼굴을 피로 물든 것처럼 붉어졌다. 힘껏 밀치자 손등에 찌르는 듯한 통증이 느껴졌고 주삿바늘에 피가 스며 나오자 서둘러 손을 조금 내렸다. 주사를 다 맞고 신지수는 호출 벨을 손으로 두드렸지만, 그녀의 눈은 계속 이도하를 노려보며 격앙된 표정을 지었다. 이도하는 손을 들고 방금 신지수에게 물린 입술을 닦았다. 제법 앙칼지네. 신지수는 방어적인 얼굴로 구석에 서 있었고 옷은 그대로였지만 방금 나눈 키스로 인해 다소 달뜬 숨을 뱉었다. 노려보는 눈빛에 물기가 어려있어 위협적이라기보다 마음이 약해지게 했다. 이도하 역시 흔들리지 않았던 결단력이 신지수 앞에서는 무용지물이 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통제 불능이 된 그날 밤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신지수라는 것을 진작 알고 있었다. 간호사가 들어왔을 때 한눈에 뭔가 잘못됐다는 걸 알아차리고는 신지수와 이도하를 두 번이나 번갈아 보다가 신지수의 주삿바늘을 빼줄 때도 호기심이 들었다. 신지수는 주의를 끌지 않으려고 최대한 침착하게 행동했다. 하지만 그녀가 조금 전의 키스로 입술이 약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