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4장
옷을 들춰보니 허리춤과 허벅지에 상처가 있었는데 물살에 휩쓸릴 때 바위에 부딪힌 상처가 오랫동안 물에 젖어 하얗게 변해 보기 흉하게 보였다.
신지수는 그가 다쳤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직접 눈으로 확인한 충격은 작지 않았다.
그 부상의 절반, 아니 대부분은 그녀에게 생겨야 할 것들이었다.
신지수는 이도하의 맥을 짚은 뒤 인상을 찌푸렸고 더 이상 망설일 것도 없이 이도하의 옷을 모두 벗겨버렸다.
이 작은 불을 더 크게 태우는 것은 소용이 없을뿐더러 방이 너무 작아서 퍼질 수도 없었다. 조금만 더 크게 타면 집 전체가 불에 타버릴 것이다.
하지만 이도하가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무엇보다도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었다.
신지수는 이를 악물고 독하게 마음먹은 뒤 자기 옷도 벗은 채 살며시 다가갔다.
처음의 차가움이 지나자 두 사람 사이의 체온이 서로에게 전달되어 따뜻한 온기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밖의 바람은 점점 더 세차게 불었고 기온은 꽤 내려가 겨울의 한기가 느껴졌다.
집안의 불은 약간의 불꽃만 남아있었다.
신지수는 눈을 뜨고 옷을 다시 입은 뒤 불을 붙였다.
그동안 이도하는 여전히 깨어나지 못했다.
신지수는 이도하에게 이미 마른 옷을 다시 입혀주었고 꼬르륵 소리를 내는 배를 부여잡고 앉았다.
이도하가 자면서도 불편해서 얼굴을 찡그리는 것을 보며 그가 다친 것도, 지금처럼 엉망이 된 것도 모두 자신 때문이라는 생각에 그녀는 어쩔 수 없이 그를 무릎으로 옮겨 자신을 베개 삼아 누워 잘 수 있도록 했다.
하늘이 완전히 밝아지고 태양이 모습을 드러냈을 때쯤 산속 숲의 안개가 서서히 걷히고 있었다.
이도하는 마침내 잠에서 깨어났다.
눈을 뜨는 순간 귓가에 나뭇가지 타는 소리가 들렸고 머리 위에는 벽에 기대어 잠든 신지수의 얼굴이 보였다.
눈을 감은 여자의 긴 속눈썹이 살랑살랑 펄럭이고 불빛 아래서 여린 피부는 약간 붉어져 있었는데 작은 코끝과 볼에는 재가 살짝 묻어 있어 더럽지만 조금은 귀엽게 느껴졌다.
이도하의 눈동자가 살짝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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