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3장
발붙일 곳을 찾은 신지수는 이도하를 부축해 자리에 앉은 다음 산과 숲에서 널린 나뭇가지를 주우러 갔다.
이도하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라이터가 없었지만 아주 작은 접이식 칼을 지니고 있었는데 신지수가 그 칼을 들고 몇 번 긁어대는 이도하의 마디가 분명한 손을 보고 있자 이내 불꽃이 튀었다.
신지수는 서둘러 손에 쥔 마른 풀 한 뭉치를 건넸다.
몇 번 반복하자 불꽃이 마른풀에 떨어지고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타오르기 시작했다.
신지수는 기뻐했다.
“여긴 그 쪽한테 맡길 테니까 난 나뭇가지 좀 더 주워 올게요.”
아직 날이 밝기엔 이른 시간이라 이 정도로는 불을 피우기에 충분하지 않았다.
이도하가 그녀를 말렸다.
“줍지 말고 네가 불을 피워, 내가 갈게.”
신지수는 이에 동의하지 않고 발걸음을 멈추지 않은 채 대꾸했다.
“다쳤으니 쉬고 있어요. 나뭇가지 더 주워 온 다음에 봐줄게요.”
그는 입을 굳게 다물고 아무 말도, 소리도 내지 않았지만 신지수가 어떤 사람인가. 이도하의 부상이 가볍지 않음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그렇게 신지수는 몇 번을 들락날락했고 서늘한 밤바람에 젖은 옷이 몸에 달라붙어 더욱 추웠다.
신지수는 재채기를 연달아 몇 번이나 했고 머리가 약간 멍해졌지만 다행히도 밤새 태울 수 있을 만큼의 나뭇가지가 쌓였다.
신지수는 손에 쥔 나뭇가지를 옆에 내려놓고 오두막 문을 닫은 뒤 이도하의 맞은편에 앉았다.
이렇게 추운 밤에는 불꽃에 가까이 다가가는 것만이 온기를 끌어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문제가 생겼다. 옷을 어떻게 말릴까요?
옷을 입은 채로 말릴 수는 없는데.
신지수의 얼굴은 당황스러웠고 이도하 역시 그 문제를 알아차렸는지 그는 신지수에게 등을 돌린 채 평소처럼 차갑고 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
“갈아입어.”
너한테 관심 없으니까 빨리 갈아입으라는 뜻이었다.
신지수는 눈을 깜빡이며 평상시 같았으면 정말 관심 없냐고 물었겠지만 지금은 추워서 농담할 기운이 전혀 없었다.
이도하도 마찬가지였을 테고 이 정도 불빛으로는 별로 따뜻해지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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