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5장
남자의 길고 날렵한 실루엣이 달빛 아래 아른거리며 마치 옅은 안개가 한층 드리운 듯 은은하게 빛났다.
차가운 달빛이 그의 어깨 위로 내려앉았고 그는 긴 다리로 천천히 걸음을 내디디며 신지수에게 다가왔다. 숨이 멎을 듯한 놀라운 외모가 더욱 뚜렷해지며 그의 얼굴이 선명하게 신지수의 눈에 들어왔다.
그 사람은 바로 이도하였다.
이도하의 품에는 여전히 흰색 강아지가 안겨 있었다. 그는 길고 하얀 손가락으로 강아지의 목덜미를 느긋하게 주무르고 있었다. 강아지는 꼼짝도 하지 못한 채 간간이 낑낑거리기만 했다.
이도하가 이곳에 나타난 것을 본 신지수는 순간 표정이 복잡하게 변했다.
그가 언제부터 와 있었고 또 얼마나 많은 것을 봤는지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가장 흥분한 사람은 신정우였다. 세 번째 인물이 나타나자 그는 드디어 살았다는 생각으로 눈에 희망의 빛을 띠며 큰 소리로 외쳤다.
“살려주세요! 이 년이 사람을 죽이려고 해요!”
구덩이에서 폭포 근처까지 이어진 자국에는 신지수가 신정우를 질질 끌고 온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고 피 묻은 잡초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신정우는 피투성이로 비참한 상태였고 반대로 신지수는 몸에 아무런 흠집도 없이 여유롭게 서 있었다. 그 장면은 누가 봐도 한쪽이 가해자, 다른 한쪽이 피해자인 상황이었다.
게다가 이 모든 광경을 목격한 사람이 있었다니 예상 밖의 난감한 상황이었다.
신정우는 이도하가 누구인지 알지 못했지만 이 순간 나타난 사람이라면 누구든 자신의 구원자일 거라 생각하며 다시 한번 소리쳤다.
“형님, 제발 도와주세요! 이 미친년이 절 죽이려 해요! 저를 도와서 이년을 절벽 아래로 던져주시면 돈을 드릴게요, 아주 많이요! 제발 좀 도와주세요!”
“...”
신지수는 황당할 뿐이었다.
신정우가 말을 마치자마자 주변의 공기가 한순간 얼어붙는 듯했다. 하지만 그는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계속해서 ‘형님’을 부르며 꼬드겼다.
“형님, 빨리요! 전 약속은 반드시 지키는 사람이에요. 이 년만 처리해 주시면 1억을 드릴게요.”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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