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1장
결국 이렇게 따져보면 서다희는 그저 우연히 이도하의 양복을 줍게 되었을 뿐이고 사람을 잘못 알아본 거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그러니까 그날 밤 이도하 방에 있던 여자가 누구였는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었다.
이도하는 기가 차서 웃음을 흘리며 부하를 흘겨보았다. 말투는 다소 서늘해졌다.
“빙빙 돌려서 말하더니 결국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했다는 소리잖아?”
부하의 얼굴에는 미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죄송합니다, 도련님. 드림캐슬에 CCTV가 없어 추적이 어려웠습니다. 다만 확실한 건 서다희 씨가 그날 밤 유승훈 씨와 함께 있었다는 점입니다.”
“유승훈 씨 말에 따르면 그분은 다음 날 아침에야 옷을 입고 나갔고 그때도 서다희 씨는 아직 자고 있었다고 합니다. 제가 시간을 확인해 본 결과, 유승훈 씨가 떠난 시간과 우리가 서다희 씨를 발견한 시간은 반 시간도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즉 그날 밤 도련님 방에 있던 여자는 서다희 씨가 아니란 말입니다.”
하지만 그 말을 듣고도 이도하의 얼굴빛은 여전히 좋아 보이지 않았다. 그날 밤의 여자가 서다희가 아니든 뭐든, 어쨌든 그는 여자와 밤을 보냈다는 사실이 걸렸다. 그게 이도하의 마음을 가장 복잡하고 찝찝하게 만드는 원인이었다.
부하는 잠시 고민하더니 조심스럽게 물었다.
“도련님, 그럼 서다희 씨를 한번 만나 보시겠습니까? 이 여자가 이렇게 뻔뻔하게 나오면 차라리 우리가 직접 대면해서 진실을 밝히는 게 어떨까요? 그래도 계속 우긴다면 유승훈 씨와 대질도 가능하니 말입니다.”
그렇게 하면 진짜인지 가짜인지 바로 판가름 날 것이다.
이도하는 산 아래에서 반짝이는 불빛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건 중요한 게 아니야. 중요한 건 내 마음속 또 다른 추측이 맞는지 확인하는 거야.”
‘추측이라니?’
“무슨 추측 말씀입니까?”
부하가 본능적으로 물었다. 그러면서 뇌가 풀가동되듯 빠르게 회전했다. 그 순간 무언가 번뜩이는 것이 있었다.
이도하는 산 아래 불빛을 응시하며 천천히 혼잣말로 자문자답하듯 말했다.
“뭐, 상관없지. 내가 직접 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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