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2장
“이쪽이야, 이쪽.”
신정우는 앞장서며 은근히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번에야말로 자신의 꾀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오후에 신지수를 해치우려 했을 때 하마터면 육서진에게 들킬 뻔했지만 다행히도 그는 재빠르게 몸을 숨겨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하지만 신윤아는 그를 계속 재촉했고 이번에도 실패하면 그가 청원 마을에 숨어 있다는 사실을 그의 채무자들에게 폭로하겠다고 협박했다.
김현태의 살벌한 성격을 떠올리기만 해도 신정우는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 그러다 오후에 산에서 내려오며 도윤이를 발견하자마자 그는 기막힌 생각을 떠올렸다.
어린 도윤이를 몰래 데려가 숨기면 온 마을이 발칵 뒤집힐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해야 신지수 또한 마음이 급해져 방심한 채 자신을 따라오게 될 터였다.
지금 상황만 봐도 반은 성공한 셈이었다. 신정우의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번졌다. 이제 뒷산으로 가서 신지수를 처리하고 나서 절벽 아래로 밀어버리거나 그 자리에 구덩이를 파서 묻기만 하면 돈을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서서히 재벌가 신씨 가문을 장악해 가는 건 결국 시간문제일 뿐이었다.
하지만 신지수를 돌아보며 그는 억지로 미소를 감추고 연기를 시작했다. 그는 걱정하는 척하며 능청스럽게 말했다.
“지수야, 여긴 청원 마을 뒷산이야. 우리 어릴 때부터 청원 마을에서 자라며 위험한 곳이라는 건 익히 들어왔잖아. 이 늦은 밤에 들어가려니까 혹시라도 늑대가 나타날까 봐 걱정돼.”
신지수는 결국 냉소를 흘리고 말았다.
“내 앞에 딱 하나 있네. 어리석고 탐욕스러운 늑대 한 마리.”
신정우의 얼굴이 굳어지며 방금까지 억지로 꾸며낸 목소리가 순식간에 사라지고 눈에 살기가 서렸다. 그러나 그는 곧 표정을 가다듬고 교묘하게 변명했다.
“또 나한테 뭐라 그러냐? 그래, 오래된 남매 사이라 내가 봐준다.”
이야기하는 동안 두 사람은 뒷산에 도착했다.
신지수의 기억 속에서 이 뒷산은 실제로 한때 늑대들이 살았던 곳이었다. 청원 마을 사람 몇 명이 늑대에게 물린 후 마을 사람들이 나서서 몇 마리를 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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