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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장

그 시각 신지수는 심장에 수천 마리의 양이 날뛰는 듯 쿵쾅거렸다. 한참을 달리며 이도하를 따돌렸다고 생각했는데 매번 뒤를 돌아볼 때마다 멀지 않은 곳에 침착하고 차분한 모습으로 서 있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저 사람은 대체 뭔데 멀어지지도 않는 건지. 몇 번의 반복 끝에 신지수는 포기한 듯 정신없이 달리던 걸 멈추고 그 자리에 멈춰 서서 허리를 굽히고 헐떡였다. “더, 더는 못 뛰어. 내가 졌어...” 이도하는 여전히 여유로운 자세로 다가왔고 품에 안긴 하얀 강아지가 그의 손길에 칭얼거렸다. 조금 전 사나운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애교 섞인 강아지로 변해 이도하의 손바닥을 비비적거렸다. 꽤 보기 좋은 모습인 동시에 무섭기도 했다. 신지수는 무의식적으로 목을 움츠리고 조용히 한 발짝 물러섰다. 이도하는 마침내 신지수에게 시선을 고정하고는 웃으며 말했다. “도망 안 가?” “더는 못 뛰겠어요.” 신지수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한 번은 피하지 두 번은 못 피한다. 계속 도망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언젠간 마주해야 할 상대였다. “그러면 설명 좀 해봐.” 한 걸음씩 신지수에게 다가간 이도하는 웃음기를 거두고 압박감을 내뿜으며 다그쳤다. “왜 그런 수작을 부렸지?” 분명 그 전에 무법자 무리의 수배자들로부터 그녀를 한 번 구해준 적이 있었다. 하지만 신지수는 그런 비열한 수단까지 써가며 그를 속여서 그가... 그날 밤을 떠올리니 이도하의 미간에 먹구름이 잔뜩 드리우며 짜증과 살기를 감추지 못했다. 몸을 흠칫 떨던 신지수는 울고 싶었다. 벙어리처럼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도 애초에 그에게 수작 부릴 생각이 없었다. 무슨 용기로 그러겠나. 그리고 이미 그날 밤 대가를 치렀다. 하지만 신지수는 결코 말할 수 없었다. 이도하의 불같은 성격상, 그날 밤 상대가 그녀라는 걸 알면 그 자리에서 저승길에 오를지도 모른다. 그땐 정말 목숨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 신지수가 애원하듯 설명했다. “저 아니에요. 저도 속은 거예요. 제가 드린 건 진짜 흉터 없애는 약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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