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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장

방에서 침대에 누워 뒤척이던 신지수는 꿈에서 깨어난 뒤로 더 이상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갑자기 흥분해서 짖는 강아지 소리를 들은 신지수는 외투를 입고 대충 신발을 구겨신은 뒤 문을 열어 무슨 일인지 살피려고 했다. 송서희가 한밤중에 복수를 하러 온 건 아닐까, 불을 지르러 온 건 아닐지 걱정스러웠다. 그러나 예상치 못하게 문을 열고 나가는 순간, 그녀가 본 것은 훤칠한 실루엣이었다. 그는 마을에 어울리지 않고 차가운 분위기를 내뿜으며 고고하면서도 위압감이 가득 차 있었다. 달빛 아래 영혼을 홀릴 것 같은 얼굴이 무척 매혹적이었다. 신지수는 이도하가 여기 있을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채 눈을 크게 뜨고 쳐다보았다. 순간 욕정으로 가득했던 그날 밤의 모습이 머릿속에 재생되었다. 극한으로 치닫던 격렬한 충돌과 속절없이 무너뜨리던 탐닉은 마치 화려한 불꽃놀이 같았다. 신지수는 제때 정신을 차리고 더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울타리가 쳐진 마당에서 이도하의 길고 가느다란 손이 강아지의 목덜미를 잡고 있었는데 뼈마디가 분명한 섬섬옥수의 손등에 있는 핏줄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도하의 손에 잡힌 강아지는 용감하게 짖다가 겁이 났는지 낑낑거리기 시작했다. 이후 이도하는 강아지를 바닥에 내려놓더니 깊고도 차가운 눈빛을 그녀에게 돌렸다. 신지수가 어색하게 웃었다. “우, 우연이네요.” “우연 아니야.” 이도하는 그녀를 향해 한 발짝 다가서며 천천히, 차분하게 말했다. “널 잡으러 온 거야.” 그는 ‘잡는다’는 말을 강조했다. 신지수는 등골이 서늘해지며 뒤돌아 도망치려 했다. 채정숙은 아직 안에서 자고 있었는데 잠이 줄긴 해도 깊게 잠든 그녀는 깨어나지 않았다. 신지수는 집안으로 뛰어들어 채정숙을 걱정시킬 수는 없으니 몸을 휙 돌리고는 집을 둘러싸고 있는 대나무 울타리를 민첩하게 넘어 산 뒤쪽으로 뛰어갔다! 이도하는 당황하지 않고 피식 웃기까지 했다. ‘도망을 가?’ ‘도망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신지수가 뛰어간 방향으로 가려는데 바짓단이 잡혀서 고개를 내려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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