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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장

신지수는 쌓이고 쌓인 전생과 현생의 원한을 전부 갚아주리라 다짐했다. 누구도 절대 용서하지 않을 터였다. 그 누구보다도 신정우를 잘 아는 신지수는 그가 백억을 전부 탕진한 후 틀림없이 다시 그녀에게 접근해 온갖 방법으로 협박하고 회유하며 끊임없이 그녀의 것을 빼앗아 가려 할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때 신지수에게서 원하는 걸 얻지 못하게 된다면 신정우는 누구에게 손을 뻗치려 할까? 당연히 그의 친동생이었다. 신지수는 씨익 입꼬리를 올렸다. 그동안 신윤아가 그녀에게 저지른 짓을 떠올리며 신지수는 이제 반격할 때가 왔음을 깨달았다. 백억을 손에 넣은 뒤 신정우는 하루하루가 술과 여자에 취한 나날이었다. 예전에는 빚더미에 눌려 도망 다니기에 바빴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무시당하기 일쑤였다. 마음에 두었던 여자에게 접근할 수도 없었고 사고 싶은 물건은 언제나 손에 닿지 않는 꿈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제는 손짓만 하면 화려하고 매력적인 여자들이 그의 곁으로 다가오고 예전에 그를 무시하던 사람들도 머리를 조아리며 ‘정우 형님’이라 불러댔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신정우는 금세 자신이 대단한 인물이라도 된 양 착각에 빠져 들뜬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 그러던 중 김현태가 몇 번씩 그의 곁에 다가와 친하게 지내려 하자 신정우는 더욱 우쭐해졌다. “정우야, 이 잔은 형이 널 위해 마신다!” 김현태가 나이트클럽에서 술잔을 높이 들고 단번에 비웠다. 이미 술에 취해 있던 신정우는 김현태의 얼굴을 손으로 툭툭 치며 비웃었다. “어이, 현태 형. 예전에 내가 형한테 몇 푼 빚졌다고 나를 아랫것 취급하지 않았어요? 벌써 잊은 건 아니겠지?” 말이 끝나기 무섭게 김현태는 주머니에서 두툼한 현금 뭉치를 꺼내 옆에 앉아 있는 여자의 옷 안으로 집어넣으며 자랑하듯 외쳤다. “지금 나는 돈이 썩어나!” “정우 형님, 최고예요!” 주변에서 놀라움과 칭찬이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오자 신정우는 신이 난 듯 큰소리로 웃으며 테이블을 쾅쾅 두드렸다. “오늘 밤은 형이 쏜다! 마음껏 마셔! 마음껏 즐겨!” 분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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