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4장
“악, 꺼져!”
곧 신지수는 액자에 묻은 먼지를 닦고 사진을 제자리에 돌려놓았다.
그러고는 신윤아를 노려보며 차갑게 말했다.
“양심이 뭔지나 알아? 죄를 저지른 건 너희들이면서 왜 다른 사람을 속이고 같이 죄를 떠안게 하려고 해? 도대체 무슨 권리로?”
신윤아는 신지수의 기세에 눌려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 뒤쪽에 놓인 노해서의 시신과 주변의 낯선 풍경은 그녀를 더욱 두렵게 만들었다.
“난 더 이상 너와 다툴 생각 없어. 두고 봐, 신지수. 언젠가 널 내 발밑에 두고 말 테니까!”
이렇게 말하며 그녀는 급히 몸을 돌려 달아났다.
그러자 신지수는 비웃듯 소리쳤다.
“신윤아, 한밤중에 악몽이나 꾸지 마라.”
길을 가고 있던 신윤아는 이 말을 듣는 순간 휘청거렸다.
그날 밤, 신지수는 쓸쓸하고 외딴 정원에서 밤을 지켰다.
가끔 가정부들이 무언가를 가져다주었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홀로 있었다.
신지수는 정원 한가운데 놓인 의자에 앉아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사방이 어둠에 잠겨 있었고 흐릿한 달빛 아래서 이전 생과 현생의 기억이 겹쳐졌다.
지난 생에서는 노해서라는 사람의 존재조차 몰랐다.
어느 한 마을에 갇혀 있던 그녀는 여기저기 팔려 다니다 소리소문없이 죽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생에서 뜻하지 않게 신지수는 노해서를 그 마을에서 구해냈다. 하지만 결국 그녀는 또 다른 방식으로 목숨을 잃었다.
‘도대체 숙명이라는 게 뭘까?’
신지수는 눈을 감고 자신에게 물었다.
한참 후 그녀는 다시 눈을 뜨고 스스로에게 답했다.
‘숙명에 굴복하지 않는 것, 그것이 내 숙명이다.’
...
다음 날 새벽, 하늘이 희미하게 밝아올 즈음.
노현호가 준비한 차가 도착했다.
노해서는 곧장 안치되었고 노현호의 배려로 그녀는 임어진과 함께 묻혀 모녀가 비로소 재회하게 되었다.
그 후 일주일 동안 강성시에 몇 번이나 비가 내렸다.
신지수는 신씨 가문으로 돌아가지 않고 학교에 머물렀다.
그녀의 일상은 수업을 듣고 밥을 먹는 것, 그리고 사람들과 관계를 정리하는 것이었다.
이 기간 동안 신시후가 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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