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장
임하나도 당황했고,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저보고 노트할 준비물을 챙겨오라고 하셨잖아요?”
그녀는 손에 든 검은색 노트를 들어 보이며 말없이 한승호를 바라보았다.
한승호는 웃음을 터뜨렸다.
“저는 당연히 노트북을 들고 오라는 뜻이었죠. 회의 내용을 일일이 다 손으로 받아쓰다가는 손목 나갈 수도 있어요.”
임하나는 처음으로 이런 회의에 참석하는 것이었기에, 황당했고 황당해하고 있었다.
사실 사무용 노트북을 배정받지 못한 임하나에게는 개인 노트북이라고는 진우석이 대학 때 쓰다가 버린 지 오래된 노트북 하나뿐이었다. 오래된 노트북이다 보니 시도 때도 없이 재부팅되었기에 가져왔더라도 큰 도움은 되지 않았을 것이었다.
임하나는 고민 끝에 말했다.
“괜찮아요. 제가 빨리 써볼게요.”
앞줄에 앉아 있던 육현우가 고개를 약간 돌리며 한승호에게 말했다.
“내 노트북을 줘.”
“알겠습니다.”
한승호는 주저하지 않고 일어나 육현우 앞에 놓인 노트북을 임하나에게 건넸다.
회의실은 조용했고, 여러 쌍의 눈이 육현우와 임하나를 번갈아 보며 호기심을 보였다.
한스 그룹이 설립된 이래로, 육현우 옆에 여자 비서가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기에 모두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임하나는 얼굴이 붉어졌고, 이렇게 큰 회의에 참석한 경험이 없어서 잔뜩 당황했다.
“아... 괜찮습니다...”
한승호는 노트북을 그녀에게 건네며 안심시켰다.
“육 대표님이 사용하라고 하셨어요.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쓰세요.”
“...”
임하나는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창피해서 얼굴이 빨개진 것이었다.
육현우의 노트북은 아주 가벼운 최신형 모델이라, 임하나는 무릎 위에 올려놓아도 거의 무게를 느낄 수 없었다.
화면 해상도도 훨씬 좋았고 지금까지 사용하던 노트북보다 훨씬 부드럽게 작동했다.
임하나는 빠르게 적응해, 길고 하얀 손가락으로 키보드를 빠르게 두드렸다.
육현우는 임하나의 예쁜 손가락에 눈길이 갔다. 그러다 회의록 중 틀린 부분을 발견하고는 몸을 가까이하여 그 부분을 알려줬다.
임하나는 즉시 알아차리고 빠르게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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