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9장

박금희는 깜짝 놀라며 아들을 보호하려고 나섰다. “우석아, 너 괜찮아?” 진우석은 코에서 피가 흐르는 상태였고 당연히 괜찮지 않았다. 박금희는 뒤돌아 신효신을 향해 시골 아줌마들 특유의 목청으로 거친 욕설을 퍼부었다. “이 자식이! 여기가 어디라고 폭력을 써! XX 새끼가...” 그 한마디에 신효신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는 손목을 몇 번 풀더니, 박금희를 향해 주먹을 다시 한번 내리쳤다. 박금희는 두 손으로 얼굴을 막으며 몸을 웅크리고 비명을 질렀다. “여기요! 사람 살려요!” 간호사가 다가오며 말했다. “여기는 병원입니다. 조용히 좀 해주세요!” 박금희는 신효신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자식이 사람을 때렸어요!” 간호사는 상황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신효신은 이미 주먹을 내리고 여강석의 옆에 조용히 서 있었다. 반면 박금희는 여전히 아우성을 지르고 있었다. 간호사는 짜증이 난 듯 말했다. “계속 시끄럽게 소리를 지르시면 밖으로 안내할 수밖에 없습니다.” 박금희는 그제야 입을 다물었다. 신효신은 두 모자를 바라보며 비웃음을 터뜨렸다. 여강석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신효신의 행동을 막지도 않았다. 그의 눈은 차갑게 빛나고 있었다. 임하나는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며 때로는 말보다 행동이 더 효과적일 때가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진우석이 맞고 박금희가 쩔쩔매는 모습을 보며 임하나는 십 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듯 후련한 기분을 느꼈다. 그녀는 몇 걸음 앞으로 나아가 여강석에게 인사했다. “강 선생님, 감사합니다.” 여강석은 키가 커서 그녀를 내려다보며 평소와 달리 부드러운 표정을 지었다. “여강석입니다.” 임하나는 순간 멈칫하다가 서둘러 고쳐 말했다. “여 선생님, 저희 언니에게 수혈해 줘서 정말 감사합니다.” 여강석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한 일입니다.” ‘당연한 일?’ 임하나는 순간 당황했다. 서로 잘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당연하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 이상했다. ‘혹시 여강석 씨와 언니가 서로 잘 아는 사이일까?’ 임하나는 여강석을 계속 바라보며